▲금요일밤의 행진
공공운수노조
"단체협약 해지 철회하라"
"돌봄노동 전문성 존중하라"
문화제 손피켓에 쓰인 문구들이다. 지난 14일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돌봄노동자들이 문화제로 서울시에 모이는 날이었다.
준비를 마치고 돌봄노동자들을 기다렸다. 하루의 고된 노동 이후에 시청까지 와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았지만 삼삼오오 돌봄노동자들이 시청 앞에 집결했다. 노동자로서의 노동이 오늘의 일과였다면, 지금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찾는 일과를 시작할 때다.
실제 자신의 감정과 달리 돌봄을 해야 하는 돌봄노동자들은 감정노동자다. 곁에서 가까이 지켜보면서 이들이 제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했다. 민중가수 임정득의 노래에 맞춰 많은 돌봄노동자들이 함께 일어났다.
감정노동에 시달릴 위험이 높은 돌봄노동자들이 박수치고 춤추는 모습은 서울시와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게 '우리도 감정이 있다. 감정노동자인 돌봄노동자들을 존중하라'고 외치는 하나의 외침처럼 느껴졌다. 또한 우리가 이렇게 노동조합으로 함께 모인 것도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날 행진은 서울광장을 한 바퀴 도는 집회였다. 행진을 앞두고 방송차 마이크에 문제가 생겼다. 금요일밤의 행진을 앞두고 적잖이 당황스러운 순간이었지만, 돌봄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뗀 발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혼자서 걷는 발걸음은 산책이지만, 함께 걷는 발걸음은 목소리가 된다. 문화제를 통해 하나된 돌봄노동자들의 발걸음은 서울시에 우리 돌봄노동자들이 있다는 목소리를 내기에 충분했다.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의지를 다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