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박수민 이사장을 최근 개소한 광주청지트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김동규
광주광역시에는 지역 청년들의 경제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시민단체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아래 광주청지트)가 있다. 지난 11일, 광주청지트가 불법금융(내구제 대출) 근절을 위한 전국 연대 네트워크를 결성했다. 이날 광주 동구에 위치한 전일빌딩에서 발족식을 진행한 전국 연대 네트워크에는 금융정의연대,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사단법인 부산청년들, 전주시금융복지상담소 등 전국 7개 거점 도시, 10개 기관이 참여했다.
'나를 구제하는 대출'의 줄임말인 '내구제 대출'은 대출 희망자가 휴대폰 등을 개통하여 브로커에게 넘기면 브로커가 그것을 판매한 후 수수료를 챙기고 판매 금액의 일정 부분을 대출 희망자에게 주는 형태의 불법금융을 뜻한다.
지난 7일, 광주청지트를 통해 내구제 대출의 심각성을 파악한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이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게 내구제 대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주문했다. 이에 이복현 원장은 "기관장이 직접 관심 갖고 챙기겠다"고 화답했다.
12일,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박수민 이사장을 인터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에서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수민입니다. 센터에서는 전반적인 사업 운영 및 기획,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획 총괄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 광주청지트는 어떤 단체인가요?
"지난 2017년에 설립된 광주청지트는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청년부채 제로 캠페인에서 비롯됐습니다. 지역의 여러 조직이 모여서 청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위원회를 결성했고, 이 문제를 좀 더 집중적으로 다뤄보기 위해 별도의 단체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지난 2017년 광주시가 실시한 '청년부채 실태조사'에 따르면 광주 청년 32.8%에게 대출이 있었으며 평균 잔액은 2494만 원이었습니다. 현재 광주청지트는 돈과 빚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1대1 내지갑상담을 제공하고 있고, 이 문제를 보다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발굴하고 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기억에 남은 활동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대광새마을금고에서 기부해 주신 1천만 원으로 진행한 '꿈틀은행' 사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돈을 무담보, 무보증, 무이자로 긴급하게 돈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대출해 주었는데, 실제 상환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분에게도 대출을 시행했습니다. 저희가 해주지 않으면 급박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대출을 넘어 안정망으로써 작동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난해까지 5년간 진행한 이 사업의 대출금 상환율은 70%였습니다.
저희는 늘 상환이 어렵더라도 연락은 계속 닿았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불안정한 소득 활동 속에서, 부채를 제때 갚지 못할 거라는 걱정과 우려가 또 다른 문제를 만들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결과 적은 돈이었지만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해 주신 분들이 있으셔서, 굉장히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내구제 대출' 문제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셨나요?
"지역 청년분들과 1대1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발생하는 경로들을 확인했습니다. 금융권 대출이 아닌 불법금융을 통해 부채를 얻게 된 분들이 계셨습니다. 이중 하나가 '내구제 대출'이라고 하는 불법금융이었는데, 확인 결과 10여 년 전부터 폰테크, 휴대폰깡 등의 이름으로 횡행해 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신용이 없는 청년들이 급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휴대폰을 발급받은 후 이를 브로커에게 넘기고 일부 현금을 건네받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인데, 심지어는 가전제품을 렌탈받아 브로커에게 넘긴 후 여전히 관련 부채를 상환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