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장병화씨.
장병화
- 정진석 위원장의 글, 어떻게 봤나?
"깜짝 놀랐다. 이완용이 100년 전에 했던 말과 똑같더라. 정말로 제2의 이완용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말을 한 거다."
- 왜 그렇게 느꼈나?
"정 위원장이 적은 글을 살펴보자. '조선은 왜 망했는지'를 물으며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라고 적었다.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안에서부터 썩어 문드러져서, 일본의 잘못이 없이 망했다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나. 사회적으로 지위가 그렇게나 높은 사람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완용은 1905년 을사늑약과 1910년 한일합방을 주도한 인물로, 조선이 망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1919년 3.1운동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퍼져나가자 그는 "조선이 식민지가 된 것은 구한국이 힘이 없었기 때문이며 역사적으로 당연한 운명과 세계적 대세에 순응시키기 위한 조선민족의 유일한 활로이기에 단행된 것이다"라는 글을 같은 해 5월 30일 친일 기관지 <매일신보>에 올렸다.
- 정 위원장은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다. 일본이 우리를 쳐들어오려고 하는 야욕은 이미 한일합방(1910) 수십 년 전부터 드러났다. 과정에서 우리 민중들은 맨몸으로 일제에 항거했다. 당장 구한말에 동학농민군들과 의병들이 나서서 일제에 직접 대항해 망국을 막고자 했다. 나라가 망한 뒤에는 2000만 민중이 국가를 구하기 위해 3.1운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생겨났고 광복군이 만들어졌으며 (일본에) 선전포고도 할 수 있었던 거다.
그런데 여당 비대위원장이라는 사람이, 이런 상황을 다 무시하고 조선이 안에서부터 썩어 문드러져서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마치 우리가 허약하고 잘못해서 나라가 망한 것처럼 강조한 거다. 어떻게 배웠다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일본 피가 흐르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나 싶다."
- 맥락을 놓고 보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인데.
"내가 지금 70이 조금 넘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상황을 놓고 보면 일본이 우리를 어떻게 대했고 약탈했는지를 다 잊어버린 거 같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 역시 강조돼야 할 지점이지만 그만큼 더 경계하고 따져봐야 할 나라가 일본이다. 전쟁범죄자의 후손들과 극우인사들은 현재 일본의 지도층을 이루고 있다. 아베가 죽었어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이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편, 장이호 지사의 아들 장병화씨는 한국전쟁 중 아버지를 잃었지만 이후 자수성가해 연간 1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기업을 일궜다. 과정에서 광복군의 아들로 살아야 한다는 정체성을 자각했다고 한다. 이후 장씨는 민족문제연구소 이사로 재직하며 친일청산과 역사정의 실현에 일생을 바친 임종국 선생을 위해 2005년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를 만들고 임종국상을 제정했다. 장씨는 매해 사업회 운영 경비와 임종국상 상금을 후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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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군 아들의 한숨 "정진석 발언, 이완용 100년전 그것과 똑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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