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쌍계정. 나주정씨, 하동정씨, 풍산홍씨, 서흥김씨 등 네 성씨 문중이 운영했다고 '사성강당' 편액이 하나 더 걸려 있다.
이돈삼
마을에 정가신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는 설재서원이 있다. 영의정을 지낸 청백리 사암 박순을 모신 월정서원, 동방5현으로 문묘에 종사된 김굉필을 추모하는 경현서원도 있다. 유학의 정통성을 잇는 서원이 3개나 있다고 서원동네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고려 장수 정지(1347~1391)를 기리는 경열사도 마을에 있다. 광주에 있는 경열사보다 규모는 작지만, 훨씬 오래 됐다. 1914년에 세워졌다. 1600년대 중반 광주 동명동에 처음 세워졌던 것을 옮겨 다시 지었다.
정지는 최영, 이성계와 함께 고려말 3대 무신으로 꼽힌다. 40여 척의 전선으로 왜구함대 120여 척을 물리친 관음포대첩을 이끌었다. 경열사에는 정지 외에도 전상의, 정충신 등 7명의 위패를 더 모시고 있다. 팔현사로도 불린다.
금안마을의 자치규약인 대동계의 역사도 깊다. 임진왜란 때 김천일을 도와 의병을 일으킨 홍천경 등이 주도한 것으로 전한다. 나주정씨, 하동정씨, 풍산홍씨, 서흥김씨 등 네 성씨 문중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대동계의 모임 장소가 쌍계정이었다. 쌍계정을 사성강당(四姓講堂)으로도 부른다. 지금도 마을주민들의 크고작은 모임이 여기서 이뤄진다. 대동계를 400년 넘게 이어왔다고, 마을주민들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