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은 친밀한 사회관계와의 접촉 수준이 낮기에 외로움을 동반한 우울 증상이 강화되기 쉽다.
한림미디어랩
"밥을 해놔도 입맛이 없어서 넘어가질 않아요. 혼자 있으니 더 그래."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에 거주 중인 독거노인 A(90·여)씨는 우유 한 컵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다. 몸이 성치 않아 식사 차리는 게 힘든 것도 있지만, 그보다 기껏 지어놓은 밥에서 김이 올라와도 입맛이 돌지 않기 때문이다. '몸도 아프고 혼자 있으니 입맛이 없다'는 A씨는 "홀로 보내는 시간이 너무 힘들어 강아지를 데려왔는데 짖는 소리라도 들리니 그나마 낫다"며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고우울군을 중심으로 지원되는 독거 노인 정서 지원사업이 일반 독거노인에게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서 장애의 한 대표적 유형인 우울증의 측면에서 본다면 독거노인은 배우자 등 가족과 함께 사는 동거노인보다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019년 한국노년학 학술지에 발표된 '독거, 외로움, 우울증상의 관계에 대한 일 연구'에 따르면 춘천시 거주 65세 이상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독거 여부와 우울 관계를 분석한 결과, 독거노인의 우울 증상은 전체 15점 만점에 3.79점으로 동거 노인 2.28점보다 66%나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거노인은 친밀한 사회관계와의 접촉 수준이 낮기에 외로움을 동반한 우울 증상이 강화되기 쉽다.
A씨가 거주하는 춘천시 후평1동의 경우, 주민센터 측이 독거노인 800여 가구에 복지 서비스를 연결하고 주기적으로 방문, 생활을 살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춘천시청 관계자도 일상생활 동행 서비스와 고독사 예방관리 등 독거노인의 물질·정서적 지원 사업이 진행 중임을 강조한다.
강아지의 짖는 소리가 외로움을 달래준다는 A씨의 사정에서 보듯, 독거노인에 대한 지원은 다각적 모색이 필요하다. 그 다각적 모색의 모범 사례로 들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춘천남부노인복지관이 지난 2017년부터 운영 중인 IOT 기반 스마트 토이 보급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