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의 술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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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프로식 할인'은 안 먹혔지만... '근본 대책 필요성'은 남았다
재판부는 김 전 행정관이 이미 이 사건 전부터 김 전 회장으로부터 골프비용과 룸살롱 비용 등을 접대 받은 혐의로 징역 4년이 선고돼 형이 가중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일반적인 술자리 문화"도 언급했다. 이 변호사와 김 전 행정관이 깊은 친분이 있는 상황에서, "(술자리) 사실을 알고 인사도 안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고 했다.
역시 증인신문 과정에서 "알콜 알레르기가 있어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한다"고 했던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의 증언도 유죄 판단에 인용되지 않았다. 이 전 부사장은 술자리 초반 10분, 후반 15분 내지 20분 참석, 도합 30분 정도 참석한 것으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주대 등 기본 술값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경우에도 부과되고, 향응 참석자들이 개별적으로 마신 술과 음료의 양은 특정할 수 없으며 마담과 여성종업원 등도 함께 술과 음료를 마시는 사정에 비춰보면 주대는 참석자들에게 평등하게 분할해 산정해야 한다"면서 "이종필은 약 25분 내지 30분 참석했으므로, 이종필이 향유한 부분까지 고려하면 향응가액은 100만 원을 초과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재판 내내 피고인 측에서 주장했던 '할인 가능성'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주형 변호사 측은 지난 공판 당시 "상당 수 손님들에게 술값을 할인해준다는 증언이 있었다"면서 실제 금액은 536만 원 아래일 수 있다고 주장했었다. 재판부는 룸살롱 마담의 증언을 인용 "텐프로 유흥주점들의 술값 계산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일하다"면서 "유흥주점 술값에 일률적이거나 통상적인 할인 가격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피고인들은 향응을 제공하고, 제공받은 사실을 인정한다. 다만, 1회 10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판결문 서두에 적힌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의 주장 요지'다. 수사 초기 '접대 사실' 자체를 부인했던 논란의 당사자들은 공판 시작 후 치열한 '술값 계산'에 매달렸다. 접대 사실은 인정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공판 마지막까지 김 전 행정관과 이 전 부사장이 내놓은 '그 방에서 마시지 않았다'는 증언을 증거로 증명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피의자들의 계산법에 손을 들어줬다.
한편,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사안의 내용은 자세히 모르지만, 그런 비판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고 그런 지적에 대해서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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