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판산펄럭이는 오색깃발 뒤로 거대한 석가모니 좌상이 아래를 굽어보고 있다.
김성호
인도와 중국 사이에 끼였다고 해서 인도차이나 반도라 이름 붙은 땅이 있습니다.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이 일방적으로 붙인 이름이지만 이것 말고는 마땅히 다른 이름으로 부르긴 어렵게 된 곳이지요. 230만2000제곱 킬로미터로, 한반도의 10배가 넘는 크기입니다.
너른 땅이다 보니 국가도 여럿입니다. 동쪽부터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남으로 길게 뻗은 말레이반도의 말레이시아와 벵골만을 끼고 있는 북방의 미얀마까지가 인도차이나 반도 위에 선 나라들입니다. 사실상 남방 섬에 자리한 인도네시아와 동쪽 섬나라 필리핀과 대만 정도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동남아시아로 부르는 대부분의 나라가 인도차이나 반도 위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을 꼽을 땐 흔히 판시판산이 거론됩니다. 미얀마의 카까보라지산 등 더 높은 산이 있긴 하지만 히말라야 산맥 끝자락에 위치해서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발원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탓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를 들자면 해외여행객들이 미얀마보다는 베트남을 훨씬 많이 찾기 때문이겠지요. 때문에 판시판산엔 '인도차이나의 지붕'이라는 멋스런 별명이 붙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