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무를 각각 썰어서 준비왼쪽부터 김치용, 무피클용, 무생채용으로 썰어둔다.
박정선
무생채, 무피클, 무김치, 오징어 뭇국까지 맛있게!
무로 만드는 음식 레시피를 보면 대부분 절일 때 나온 물을 버리고 한 번 씻던데, 우리 집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무가 지(제)몸에서 나온 물에 담가져 있어야 더 맛있지"라고 말하는 엄마 때문이다. 예전에 만들어 먹을 때는 레시피대로 물을 버렸는데... 엄마 말대로 만든 무생채를 고추장과 달걀후라이 등을 넣고 밥을 비벼 먹으면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무 피클은 밀가루 음식과 같이 먹으려고 만든다. 우리 집은 점심에 면이나 빵을 먹는데 주로 커피와 빵을 먹지만, 그게 지겨워질 때면 냉동실에 미리 만들어둔 토마토소스에 스파게티면을 넣고 피자 치즈를 올려 무피클과 함께 먹는다. 밀가루의 탄수화물을 소화하는데 무만큼 좋은 게 없단다.
그뿐만 아니다. 만두를 먹을 때도 (한여름에는 채 썬 오이를 간 마늘, 매실액, 식초를 넣은 간장에 담가 아삭아삭하게 같이 먹지만) 역시 무 피클이 있어야 한다. 만두와 새콤달콤한 무 피클이 입안에서 섞일 때, 우리가 다 아는 바로 '그 맛' 때문에. 그 밖에도 순대볶음이나 닭도리탕을 만들어 먹을 때도 무 피클과 함께 먹는데 깔끔하게 잘 어울린다.
또 무를 사 왔으니 김치도 담근다. 요즘 배추가 너무 비싸서 상대적으로 싼 양배추로 김치를 만들어 먹었다. 양배추를 낱장으로 떼고 손으로 뚝뚝 잘라 김치를 담는데, 무를 넣어 감칠맛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