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진짜 금융 이야기> 책 표지책 소개 표지
김병권
이 책은 한마디로 주류금융의 다른 편에서 온갖 어려움을 딛고 성장해온 한국의 사회적 금융을 거의 전부 망라하여 꼼꼼하게 소개해주고 있다. 그래서 부제를 '한국의 사회적 금융 현장리포트'라고 붙였겠지만, 사회적 금융에 대한 저자의 뚜렷한 관점과 식견으로 잘 선별한 생생한 사례들이 체계적으로 압축되어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현장 취재일기처럼 생각하면 큰 오해다.
내용을 보면 사회적 금융을 크게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해서 담아내고 있는데, 첫째는 비영리 기반의 공익적 가치를 지향하는 '포용금융', 둘째로 신협이나 공제조합처럼 금융을 통해 공동체를 지켜내려고 하는 '호혜금융', 그리고 비교적 최신 트렌드이면서 주류금융과도 상당히 겹치는 '임팩트 금융', 그리고 어쩌면 지방소멸을 막아줄 중요한 방패막이가 되어줄 '지역금융'이 그것이다. 여기에 그는 서민금융진흥원 같은 공공금융을 덧붙이고 있다.
사회적 금융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
사회적 금융은 정부나 공공기관 어디에서도 명확한 책임을 지는 곳이 없어 정부 통계도 제대로 없다. 사적인 기관이나 연구조직들에서 낸 통계도 없다. 그런데 이 책은 사실상 2022년 현재 한국사회에서 활동하는 사회적 금융 전부를 온전히 담아내고 있다. 그것도 딱딱한 수치들만 조합한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주요 사회적 금융조직들 책임자들과 접촉해서 질문을 던지고 그들에게서 돌아온 답변들을 잘 요약해서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금융이 비교적 낯설지 않은 나의 경우 조차 이 책을 읽으면서 "아! 대한민국에 이런 회사가 있었나?" 하고 놀랐던 경험도 몇 번 있었다. 또 "아! 이 분이 지금 이곳에서 사업을 잘 하고 계시구나!" 해서 사회적 소명을 갖고 활동하던 지인을 발견하며 반가움이 차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이 책은 사회적 금융을 망라하면서도 숫자와 이야기, 그걸 만든 사람들, 그들의 활동 철학들을 잘 엮어서 담아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신협이나 공제조합등을 다룬 호혜금융과 우리나라에 특히 부족하지만 중요한 지역금융에 관심이 많이 갔다. 저자는 이 두 분야에서 드물지만 보석같은 사례들을 찾아내서 잘 설명해주고 있을뿐 아니라 저자가 직접 방문해서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지역금융 사례들까지 언급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