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박주영 센터장. 박 센터장은 “청소년의 도박문제에 대해서는 어른들이 크게 반성해야 한다”면서 “대중매체 등의 주변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도박행동과 관련된 환경을 정비하고 제거하는 일에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관식
서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박주영 센터장은 청소년의 도박문제에 대해서는 어른들이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른들이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방치하는 한 청소년 도박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도박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심어 주기 위한 예방교육이 어렸을 때부터 필요하다고 조언한 박 센터장은 "대중매체 등의 주변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도박행동과 관련된 환경을 정비하고 제거하는 일에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13일 박주영 센터장을 만나 청소년 도박의 심각성과 예방책에 대해 나눈 인터뷰를 1문1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청소년과 도박, 쉽게 연관 짓기 어렵다. 청소년 도박에 대한 설명을 한다면.
"과거에는 도박이라고 하면 성인의 문제행동으로 특정 장소에서 대면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쉽게 온라인 도박을 경험할 수 있게 되면서 도박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점심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휴대폰으로 도박사이트에 배팅하고, 환호와 탄성을 내지르는 상황은 고등학교 교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됐다.
청소년 도박은 전파력이 강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예를 들자면 '수퍼전파자' 같은 한 명이 주변 수십 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도박 브로커가 친구들에게 돈을 대주고 빚 갚음을 종용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다리, 달팽이 등 미니게임이 불법 도박의 형태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온라인 공간에서의 베팅을 도박이 아니라 확률형 아이템 게임으로 인식하고 있다. "
- 최근 서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서산시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그 배경이 궁금하다.
"올 초 서산시의 청소년담당부서인 여성가족과로부터 지자체가 지역 청소년을 위해서 미리 조치를 취하거나 마련하면 좋을 정책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 이 문의에 대한 결과로 청소년 사이버도박중독 예방체계 사업을 진행하게 됐는데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청소년 도박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전국최초 시도하는 시책사업으로 최근 '2022년 충남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현재 서산시 청소년의 도박행동과 관련해 전반적인 정확한 기초자료가 필요해 이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게 됐고, 그 결과를 보고서로 발간하게 됐다.
이번 서산시 연구보고서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첫째, 기존 전국이나 대도시 중심 도박연구 자료와 비교할 수 있는 서산시 청소년 도박연구 기초자료를 확보한 점. 둘째, 대학생이나 중/고등학생 이전의 연령인 10대 초반 연령도 주요 도박문제 대상임을 강조한 최신 연구결과들을 감안해 조사대상자로 초등학교 6학년도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셋째로는 단순히 도박경험이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서 청소년 도박관련 위험요인과 보호요인들을 결합해 도박문제 심각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 실태조사 결과 나타난 서산지역 청소년들의 도박 실태와 심각성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이번 서산시 청소년 도박경험이나 경험내용 결과를 보면, 기존 전국 단위나 대도시 조사결과와 유사하거나 약간 높게 해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서산시 초중고등 청소년 중 지금까지 돈내기 경험이 있는 비율은 45% 수준이었다. 최근 전국이나 경기도 중·고등학생 조사 경험비율인 약50%대와 유사하다. 초등학생까지 포함한 점을 고려하면 서산시의 결과를 좀 더 상향 예측 가능하다.
청소년의 도박문제 '위험집단과 문제집단'은 전국 추정치(2018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6.4%로 서산시 청소년은 위험집단 비율이 9.1%로 더 높은 수준이다. 특히 고등학생에서 12%로 높게 나타났다.
도박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는 정도에서는 서산시 청소년들 중 초등학생에 비해 중·고등학생이 도박문제를 심각하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중독 예방교육을 받은 비율은 중·고등학생이 초등학생보다 더 높았지만, 도박문제 심각도 인식은 더 낮고 성인이 된 후 도박의향도 더 높게 나타났다. 형식적 교육이 아닌 도박에 대한 실감나는 예방교육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소년들, 친구 따라 도박 시작... 어릴수록 중독 위험 커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