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영계곡 문화재보호구역 집단고사
녹색연합
기후위기는 생물다양성 위기로 연결됩니다. 기후위기로 인해 생물다양성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살피는 것은 환경부 자연보전 정책의 핵심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왕피천 생태경관보전지역 금강소나무 집단고사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집단고사 지점을 확인하여 지리정보체계에 입력해 공간 정보화가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정밀한 원인에 대한 조사와 분석도 해야 할 것입니다.
소나무의 고사는 지난 2015년 전후로 본격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처음 징후가 확인된 곳은 울진 소광리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금강소나무였습니다. 이후 2019년부터 울진 금강송면 왕피리, 전곡리, 북면 두천리, 봉화 석포면 대현리, 소천면 고선리 등의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고, 올해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에 위치한 주요 보호구역에서도 금강소나무의 고사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의 겨울철 가뭄 봄철 더위, 여름 폭염 등이 겹쳐지면서 소나무의 고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나무는 기후 스트레스보다 소나무재선충병으로 고사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울진봉화를 비롯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금강소나무 고사에 대해서 산림당국이 소나무재선충병 검경을 실시했으나 감염진단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금강소나무를 비롯한 소나무(Pinus densiflora)는 생물종의 분류에서 소나무과(Pinaceae)의 소나무속(pinus)에 해당합니다. 소나무 역시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종비나무 등과 같은 소나무과에 속한 나무입니다.
따라서 소나무류가 가지고 있는 생리생태적 기본 구조와 서식 양태는 동일합니다. 겨울철에서 늘푸름(상록)을 유지하기 위해 수분 공급이 되어야 하고 일정한 기온과 습도 등 날씨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2010년 전후부터 겨울철이 따듯한 기온과 적은 적설량이 이어지고 있고, 2021년~2022년 겨울은 유례없는 가뭄이 이어졌습니다. 이것이 소나무 고사를 가속화 원인으로 보입니다.
금강소나무 고사가 활발한 곳은 대부분 보호지역입니다. 국내에서 생물다양성이 제일 탁월한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에서 금강소나무의 고사가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등에 이어서 금강소나무도 기후위기로 인한 고사가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생물다양성 위기의 징후입니다. 국제사회는 기후위기가 생물다양성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주요 보호구역의 금강소나무 고사는 이런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다양한 차원의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구상나무처럼 멸종위기로 접어들기 전에 미리 대비하는 정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기후 스트레스로 죽어가는 금강소나무의 모습은 기후위기로 인한 생물다양성 위기의 구체적인 현장입니다. 정부의 기후위기 적응 대책 차원에서 소나무 고사 현상을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