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범벅인 과자봉지... 이걸 어쩌나지난 6일 태풍 힌남노가 경북 포항시를 강타해 실종 사망 7명이 발생한 가운데 하천이 범람한 포항시 오천읍 인근의 가게에서 침수피해를 입었던 과자봉지를 말리고 있다.
조정훈
사실 냉천은 2012년부터 큰 태풍이 지날때 마다 지역 신문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2012년 9월 태풍 산바가 포항을 덮쳤을 땐 수위가 갑자기 높아져 범람 위험이 제기됐고, 2016년 태풍 차바 땐 냉천 둔치에 주차돼 있던 차량 10여 대가 물에 잠기는 사고도 발생했다.
특히 2018년 태풍 콩레이가 불어닥쳤을 땐 상황이 심각했다. 자전거 도로는 물론 수변공원 인도부터 제방까지 무너졌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하천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297억 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된 '냉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이 시작된 이래, 주민 친화 공간이었던 냉천은 태풍이 불 때마다 주민들의 근심거리로 얼굴을 바꿨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아픈 어금니 같은 존재예요. 왜냐하면 그 공간이 오천읍민의 유일한 문화공간이고 휴식공간입니다. 그런데 매년 여름철만 되면 걱정이 앞섭니다. '또 올해는 어느 정도 다칠까.'"
콩레이가 냉천을 뒤집고 갔을 당시 박 의원이 시의회 시정 질문에서 한 이 말은 4년 뒤 힌남노의 수마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박 의원은 7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갈천은 원래 자연하천으로, 유속이 엄청 빠르고 평소에는 물이 잘 흐르지 않았다"면서 "(하천정비 사업 이후) 태풍이 한 번 나면 (복구) 예산을 또 들여야 하는 계륵과도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하천정비 사업의 방향을 구조물 설치 확대 대신 둘레길 조성 등 자연친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태풍으로 쓰러진 구조물이 하천으로 유입 돼, 안 그래도 빠른 유속을 더 빠르게 가중시켜 다른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설치된 구조물들이) 내려오다 보니, 물힘과 같이 휩쓸려 하류에 있는 구조물까지 함께 치고 나오면서 하천보다 더 많은 영역을 침범, 도로까지 (물이) 나오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번에도 6~7m 정도 도로까지 침범한 곳들이 많았는데, 불필요한 구조물 대신 하천이 호환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