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에서 당원들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방식으로 지역 당원들과 시민들을 만났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혼자가 아닌 세력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 전날인 지난 3일 이 전 대표와 함께 '바른정당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은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토크콘서트에서 "전당대회에서 아군을 만들어 당을 장악해야 한다"라고 성토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배신자로 낙인 찍혔던 유승민 전 의원을 여러 차례 언급한 뒤 두둔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이 말은 모두에게 뼈저리게 와닿는 이야기"라며 "1만 원을 벌면 3000원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것을 미리 알리고자 했던 대구 출신 정치인을 배신자에 간신으로 몰았던 그 광기에는 이성과 논리보다는 절대자에 대한 맹종만 있었고, 집단이 잘 돼야 한다는 전체주의적인 논리만 있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친윤(친윤석열)계 국민의힘 의원은 "'유승민계' 몇 명이 있다. 그들끼리 이제 뭘 해보겠다는 노골적인 의사표현"이라고 봤다. 하지만 그는 당 주도권 장악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TK는 배신을 싫어한다. 배신의 아이콘을 버려야 대구 민심을 끌어올 수 있다. 민심에 역행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민심을 가져가겠다는 건 한마디로 정신 나간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이제 이 전 대표는 도와주고 싶어도 스스로 너무 깊은 무덤을 팠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본인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되돌아볼 기회가 올 거다. 이번 기자회견이 얼마나 폭발력을 갖고 민심을 끌고 올 수 있을지는 시간이 보여줄 것이다."
지지자들 성원에 울컥... 윤 대통령 겨냥 "모든 것은 부메랑"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준비해온 연설문을 읽는 33분 동안에만 19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기자회견 장소였던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엔 지지자 700여 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다. 이 전 대표는 열화와 같은 성원에 연설문을 읽어 내려가는 중간중간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감을 얻은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와의 갈등 상황을 추후 후회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후회할지 예단하고 싶지 않고 후회할지 아닐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라면서 "왜냐면 모든 것은 부메랑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 전 대표의 발언과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PK(부·울·경)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은 "물론 이 전 대표가 서운하고 섭섭한 거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면 뭐가 되겠느냐"라며 "또 다른 분열로 이어진다면 과연 그게 국민들이 동의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쨌든 당 대표였지 않느냐. 감정이 많이 개입된 (기자회견) 내용이 아쉽다"라며 "당원들에게 조금은 희망의 메시지를 줬으면 좋겠는데, 특히 국민들이 우리 당을 얼마나 손가락질하겠느냐"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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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민심 공략 나선 이준석, '당 주도권 장악' 전면전 시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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