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시립 박물관전시물
김무환
도시를 이해하는 첫걸음
한 도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관심과 낯설게 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그저 살아가는 이의 생활권역을 넘어 도시의 생산과 소비, 현재와 과거, 그로부터 내다보는 미래, 또 문화와 계층에 이르기까지를 다양하게 읽어낼 수 있으니까요.
박물관은 한 도시며 사회를 낯설게 바라보도록 하는 창구입니다. 도시의 과거 가운데 의미 있는 것들을 모아 전시함으로써 그들의 오늘과 내일을 알게 합니다.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도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하죠.
남부 베트남의 대표도시인 호찌민시티의 '호찌민 시립 박물관'도 그런 장소입니다. 건물은 외관부터 화려합니다. 프랑스 식민시기 총독부 건물로, 베트남 공화국 초대 대통령인 응오딘지엠이 2차 인도 차이나전쟁 당시 지하벙커에서 자주 은신하기도 해 더욱 유명합니다.
베트남의 다른 박물관이며 미술관들과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미국과 벌인 2차 인도차이나 전쟁 관련 유물이 여럿 진열돼 있습니다. 인근에 전쟁박물관이 있다지만 이곳에도 전쟁 당시 쓰인 무기며 수통 등의 물건들이 여럿 있습니다. 아마도 전 국토, 모든 시민들이 전쟁에 휩쓸렸던 과거를 빼놓고는 사이공의 오늘을 보여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