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가 배급식으로 판매하는 팜유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양곤 시민들(2022년 8월 24일)
The Irrawaddy
미얀마 양곤 도처에서는 매일같이 긴 줄이 늘어선다. 군부 산하 경제통상부의 '식용유 수입·저장·유통 감독위원회'가 1인 당 1.85리터만 판매하는 팜유를 구매하기 위해 시민들이 뙤약볕에서 긴 줄을 서는 것이다.
미얀마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팜유의 가격은 쿠데타 전에는 1.85리터 당 약 2000짯에 불과했는데, 쿠데타 후 1년 반이 지난 현재 1만1000짯까지 치솟았다. 군부가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수입과정을 극도로 통제하면서 팜유 같은 생활필수품까지 수입길이 막혔다.
현지매체 '에야와디'는 식용유 유통업에 종사하는 기업가의 발언을 인용해 "시장에서 하루 평균 팜유 수요는 약 4000톤이지만 군부는 팜유 비축분에서 하루 1200톤만을 배급식 판매로 유통하고 있다"며 "현재 군부는 팜유 가격을 1.85리터에 5000짯에 판매하고 있지만 배급량이 적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필요한 만큼의 양을 구하지 못한다. 때문에 시민들은 부족한 양을 외부에서 형성된 시장을 통해 매우 비싼 값을 치르고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곤 슈웨삐따(Shwepyithar)에 거주하는 한 가정주부는 "외부시장(시민들의 자율거래 시장)의 팜유 가격은 이미 1.85리터 당 1만 짯을 넘겼다. 때문에 절반가격에 배급식으로 파는 팜유를 사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심지어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는 구매를 할 수도 없다"며 "긴 대기시간을 감내하고 자신의 차례가 되었지만 팜유가 떨어져 사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 이러면 다음번 판매까지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배급식 판매제는 물가상승과 생필품 품귀현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불만을 억제하기 위해 군부가 미얀마 곡물연맹(Myanmar Rice Federation)의 경제인을 불러모아 마련한 정책이다.
이러한 군부주도 경제지도 체제는 과거 군부독재자 네윈 시기부터 떼인세인 대통령 집권기(1964~2016)까지 수 세대에 걸쳐 지속되었다. 2016년 민주주의민족동맹(NLD)가 총선에서 승리하며 민간정부를 구성해 공식적으로 배급식 판매제를 폐지했지만, 군부는 쿠데타 이후 2021년 6월 군부가 협동농촌진흥청을 개소하며 제도를 다시 부활시켰다.
실패한 사회주의식 경제지도 체제를 되살리고 있다는 비난이 일었지만 군부 지도자 민 아웅 흘라잉은 지난 10일 네피도에서 열린 회의에서 "전국가적으로 군부 주도의 경제지도 모델을 확대해 국민의 사회경제적 삶을 개선하겠다"고 발언하며 군부가 계속해서 경제정책을 통제할 것임을 천명했다.
30년 동안 유통업에 종사한 한 사업가는 현지매체 '에야와디'와의 인터뷰에서 "말도 안되는 정책이다. 군부의 외화 통제정책으로 수입길이 막혀 발생한 품귀현상에 대안으로 과거 버마식 사회주의 당시의 정책을 끌고왔다. 경제파탄을 이용해 네윈 독재시절로 회귀를 꿈꾸는 것이다. 군부는 매우 그릇된 방향으로 경제를 끌고가고 있다"고 군부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