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프랜차이즈 치킨이 2만 원을 호가하는 시대, 최근 홈플러스에서 출시한 6990원짜리 당당치킨(당일제조 당일판매하는 치킨)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고물가 상황에서 '초특가' 치킨에 환호하면서도 한편으론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의문을 제기한다. "6990원에도 치킨을 팔 수 있냐"는 의구심이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소비자들로부터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분노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한 홈플러스 관계자가 직접 "6990원에 치킨을 팔아도 마진을 남길 수 있다"고 밝혀 치킨 원가를 둘러싼 논란은 가열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정작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이들에게 6000원대 치킨이란 "절대로 팔 수 없는, 불가능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본사로부터 사들이는 신선육(생닭) 가격만 6000원이 넘는다. 현재 김씨는 본사가 제조사로부터 원재료를 사들여 가맹점주들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20일 김씨를 유선상으로 인터뷰해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 결정 구조의 내막을 들여다봤다.
프랜차이즈에서 6990원짜리 치킨? "절대 불가능"
- 최근 홈플러스가 출시한 6990원짜리 '당당치킨'으로 치킨 원가 논쟁에 불이 붙었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로서, 이번 논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소비자로서는 당당치킨이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데 공감한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배달료 포함, 2만 원대를 호가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가 치킨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가게 주변에도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가까이 있다. 세 곳을 합치면 하루에 1만 마리는 팔려나갈 것이다. 당당치킨이 인기를 얻으면서 당연히 매출은 줄었다. 하루에 5~10마리 정도는 이전보다 덜 팔리는 것 같다. 하지만 할 말이 없다. 치킨을 파는 입장에서 먼저 소비자들에게 죄송하다."
- 왜 그런 마음이 드나?
"6000원대 치킨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서 절대로 판매할 수 없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본사로부터 생닭을 공급받는 가격이 6050원이다. 이 가격은 조금씩 오르고 있기도 하다. 지난 3월까지 5850원이었던 가격이 6050원으로 올랐다. 우리는 당당치킨(8호)과 달리 10호 닭을 쓰긴 하지만, 본사에서 공급하는 원가 자체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당당치킨의 가격을 절대 따라갈 수 없다."
- 신선육 이외 어떤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나?
"기본 치킨 한 마리를 튀길 때마다 기름값만 2304원이 든다. 여기까지만 해도 벌써 8354원이다. 이외에도 한 마리당 들어가는 제반 비용을 계산해 보면, 무 329원, 콜라 420원, 양념 소스 231원, 배터믹스 840원, 박스·봉지 등 포장으로 438.5원, 젓가락 40원이다. 여기다 한 마리당 600~700원의 부가세가 따로 붙는다. 배달앱에 내는 기본 수수료 1000~1500원, 할인 행사 등 홍보 비용 1500원도 별도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가 '테이크아웃'을 해도 원가가 1만4352.5원이다. 배달을 하면 여기서 배달대행비 4000원이 따로 든다."
- 판매가는 얼마인가?
"기본 치킨 기준으로 1만7000원에 소비자로부터 받는 배달료 3000원을 합하면 총 2만 원이다. 역산하면 소비자가 '테이크아웃'을 하면 2647.5원이, 배달대행을 이용하면 1647.5원이 남는다. 하지만 이건 원가만을 기준으로 계산한 값이다. 매장 임대료나 전기요금, 수도세, 카드 수수료, 인건비 등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6000~7000원짜리 치킨을 만든다는 건 정말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본사로부터의 공급가가 낮아지지 않는 한 소비자들에겐 죄송해도 절대로 판매가는 낮출 수 없다. 우리도 1000원은 남겨야 할 것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