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본격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21일 이번 주 수도권 주말 당번병원으로 지정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119 구급대원들이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음압병동으로 이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지난주 한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세계 216개국 중 인구 대비 1위였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다른 국가 대비 많은 확진자 수가 발생하고 있으나, 중증화율과 치명률,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84명으로 113일 만에 최대를 기록하면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실제로 8월 13일부터 19일까지 7일간 확진자 수는 약 89만 명, 사망자 수는 397명, 재원중 위중증 환자 수는 3496명이다. 지난달 13일부터 19일까지와 비교하면 각각 2.7배, 4.1배, 6.8배 증가했다. 치명률은 0.030%에서 0.045%로 1.5배 증가했고 중증화율은 0.16%에서 0.39%로 2.4배 증가했다.
이처럼 사망자 수와 치명률과 중증화율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독감처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9일 정 위원장은 "(한국 코로나19 치명률이) 최근엔 0.03%까지 떨어지고 있다"며 "독감의 치명률은 0.03%에 가깝다. 코로나19가 독감보다 치명률이 낮아지면 정말 고마운 것이고, 좀 높더라도 조금 더 센 계절독감 혹은 1년 내내 오는 감염병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7월 29일 보도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괄적 거리두기를 고려하지 않나'는 기자의 질문에 "위중증률과 치명률을 계속 보고 있다. 이게 올라가면 조치를 해야 한다. 숫자가 아니라 추세를 봐야 한다"며 "치명률 등이 위로 올라가기 시작하고 2주 정도 안 꺾이면 조치가 필요하다"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대로 치명률을 비롯한 수치들이 한 달 전과 비교해보았을 때 확연히 증가 추세임에도 정 위원장은 '치명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중대본 자료에선 치명률·중증화율 증가
질병관리청 역시 정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제적 인용이 많은 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국내 치명률은 오미크론 유행으로 지속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금년 7월 평균인 0.09% 대비 8월은 0.04~0.06%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8월 17일까지의 평균 치명률은 7월 평균 치명률보다 떨어진 0.05%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Our World in Data 누리집에 따르면 한국의 2022년 7월 평균 치명률은 0.097% 수준이고 8월 1일부터 17일까지의 평균 치명률은 0.047% 수준이다. 하지만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의 일일 현황을 살펴본 결과 7월 한 달 동안 신규 확진자는 약 140만 명, 신규 사망자는 492명으로 치명률을 계산하면 0.035%다. 8월 1일부터 17일까지의 신규 확진자 및 사망자를 살펴보아도 각각 약 186만 명, 684명으로 치명률은 0.037%다. 감소세는커녕 오히려 증가세로 봐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질병관리청이 치명률의 출처로 쓴 Our World in Data의 치명률은 확진‧사망 시점의 차이를 고려하여, 사망자 수의 7일 평균과 10일 전 확진자 수의 7일 평균의 비율로 산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방법으로 치명률을 계산해도 차이는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