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Universe통일부가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DMZ Universe'
통일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팬데믹이 중첩되면서 남북관계의 단절은 속절없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메타버스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경계 지대로 주목받고 있다. 영토적·물리적 조건의 한계를 무한한 디지털 공간을 활용해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에서 이뤄지는 남북회담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제협력 활동, 사회문화 컨텐츠의 창작과 공연, 관람이 가능하며 통일교육 공간으로도 활용 가치가 높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메타버스는 국가의 통제를 넘어 남과 북, 해외의 한민족, 그리고 세계인이 함께 통일된 한반도를 또 다른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다.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우리는 한반도 메타버스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 번째로, 한반도 메타버스의 중간단계로 한반도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
남북의 현실, 즉 남북 당국이 교류·협력에서 여전히 배타적 통제력을 행사하는 상황, 그리고 남북의 기술적 차이 등을 감안할 때 중간단계로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남북 당국 간 화상회담,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을 우선 추진하고 조건이 갖춰지는 대로 사회문화 교류와 경제협력의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디지털 기반의 메타버스에서 남북이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법제 환경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한국의 법제를 우선 정비하고 관계 진전에 따라 남북 법제의 연계성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특히 남북 간 경계 지대로서 디지털 공간에서 이뤄지는 교류와 협력의 다양한 행위 양식을 보장하고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법제 개편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과 '국가보안법'의 개정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남북관계에서 경험했듯이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 남북교류는 허상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디지털 공간을 활용한 남북교류에 북한은 호응할 것인가? 북한은 최근 '새 세기 산업혁명'을 강조하며 첨단기술산업 육성을 위한 과학기술인력 양성과 산업의 CNC화 그리고 AI, AR,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의 정보통신분야 기술과 인프라는 디지털 공간을 활용한 남북교류가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당과 내각을 중심으로 화상회의가 확대되고 있으며 김책대학을 중심으로 원격교육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비대면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꽉 막힌 남북관계에서 한반도 메타버스는 북한의 호응을 기대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될 수 있다.
한반도 메타버스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 혁신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남북관계에서 국가의 배타적 통제와 물리적 영토에 기반한 교류·협력의 시대는 이제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한반도 메타버스가 현실에서 멀어지고 있는 통일을 새로운 공간에서 가능케 하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
남북관계는 종종 정치적인 영역의 문제로 치부된다. 이런 이유로 한반도 메타버스에 관한 논의가 제한될 수 있다. 정부와 국회, 그리고 학계가 이와 관련한 논의와 연구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반도 통일은 점점 더 먼 미래의 이야기로 치부되고 있다. 통일에 대한 피로감은 남북의 평화공존에 관한 지지로도 나타난다. 이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반도에서 새로운 공간, 메타버스를 통해 전혀 다른 차원의 통일을 상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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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정일영 연구교수입니다.
저의 관심분야는 북한 사회통제체제, 남북관계 제도화, 한반도 평화체제 등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한반도 오디세이], [북한 사회통제체제의 기원], [평양학개론], [한반도 스케치北], [속삭이다, 평화]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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