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도물놀이 중인 아이들
최윤애
통유리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별장에서 하루를 묵었다. 전날 밤에 보았던 검은 바다는 썰물이 빠져나가 황량해 보이는 갯벌로 변해있었다. 한국관광공사가 제작한 광고 '머드맥스'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고개를 들었다. 이런! 자동차들이 한 줄로 갯벌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머드맥스가 눈앞에서 재현되는 기분이었다.
그날은 마침 웅도 주민들이 조개 캐는 날이라고 했다. 황급히 짐을 싼 후 현지 주민이기도 한 지인을 따라나섰다. 갯벌에 나 있는 거친 도로를 따라 '웅도'에서 '조도'까지 드라이브를 했다. 지인이 물범이 자주 출현하는 포인트를 가리켰다. 옛날에는 물범들과 같이 수영도 했다는 말에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는 가운데 신문에서 본 가로림만의 점박이물범이 떠올랐다. 동물원이 아닌 이곳에서 물범을 본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우리가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아이들은 작은 웅덩이에서 게, 소라게, 다슬기를 잡느라 한창이었다. 어린 굴들이 도처에 널려있었다. 이 정도면 훌륭한 갯벌체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