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평화 경제 오픈랩 프로젝트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임서희 대표의 모습
데프누리
- 여행책 편찬을 포함하여, 데프누리는 프로젝트 실행과 단체를 운영하는 데 있어 농인이 보장받아야 할 권리중 '정보접근권'에 주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농인이 정보접근권이 취약해지면 청인(농인과 반대되는 개념)이 얻는 정보의 양에 뒤처지게 되고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청인은 자연스럽게 취득하는 정보가 농인에 비하여 많기 때문에, 어떠한 현상에 있어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갖기 쉬운데, 농인은 비교적 그렇지 못하다 보니 타인과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기도 힘들고, 스스로 견문을 넓히기도 힘들어요.
실제로 제가 2주 전에 농인 5명을 대상으로 통일교육 시범사업을 실시했었는데요. 교육받은 5명 모두 통일교육을 받아본 적 없는 사람들이었고, 통일교육에 대해 무척 궁금해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수업 내내 뜨거운 반응을 보이시더라고요. 특히, 손말수어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상이할 줄은 몰랐다고 하셨어요.
또한 농당사자가 직접 주도하는 교육이었다 보니 수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고, 그래서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통일에 대한 지식과 생각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하셨어요. 더 나아가 이러한 교육이 빈번해져야 농인 당사자의 관점이 넓어질 거라고 하시면서 농인의 '정보접근권 보장'되어야 함을 강조하시더라고요. 저도 정말 공감하고 있고요.
더 예를 들면, 지하철 안내방송이 들릴 때마다 농인은 알지 못해 두려움 속에 갇힐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사소한 것들이 농인에게 있어서 중요한 정보접근권을 박탈시키는 것과 다름없고요. 농인은 평범한 일상에서 정보접근권의 부족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이것이 바로 데프누리가 농당사자에게 중요한 권리 중 하나인 '정보접근권'을 내세워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예요."
-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고 다음번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지 향후 계획이 있으실까요?
"농인 중 우울증에 시달리는 농인들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현상에 집중하고 있어요. 지속해서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들이 심리치료나 정신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데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통역사와 함께 병원에 동행해야 하는데, 통역사한테 본인의 사생활이라든가 문제를 알리기 꺼리다 보니 결과적으로 점차 내원을 하지 않게 되고 우울증 정도가 더 심각해지는 상황을 많이 봤어요.
따라서 농인 심리치료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메타버스 속에서 농인과 전문심리치료사를 연결하되, 농인이 수어로 말하면 음성언어로 의사에게 전달되고, 의사가 음성언어로 말하면 수어로 전달되는 그런 기술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농인은 청인과 같은 존재... 같은 권리 누렸으면"
- 정말로 필요하고 획기적인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것이 있는데요, 데프누리의 프로젝트에서 청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까요?
"농인의 니즈를 분명히 포용하되,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하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몹시 어렵더라고요. 농인과 청인이 함께할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함께하려면 청인은 기본적으로 수어를 알면 함께 일하는 데 시너지가 날 것 같아요."
- 최근에 데프누리가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예비창업팀에 선정되었다고 하셨는데요. 농인 시선에서, 공모사업을 지원 및 진행하거나 임의단체 설립 등 관공서와 협업하여 일하는 데 있어 불편함은 없으셨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있었다면, 그들이 어떤 시스템에 대하여 고려해야 할까요?
"우리가 농인이기 때문에 통역을 받아야 하잖아요. 통역사(문자 통역사, 수어 통역사 등)를 배치해달라고 요청하면 돌아오는 답변이 다 같아요. '예산상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원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자부담으로 배치해줄 수 있을까요' 등이요. 왜 그럴까 생각을 자주 해봤는데, 아무래도 통역을 서비스라고 인식하는 한, 이것이 지원해줄 수도 또는 안 해줄 수도 있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통역을 당연한 권리라고 인식한다면, 통역을 요청할 때 당연히 배치해줄 것이라는 생각 또한 들었고요. 결과적으로 통역을 서비스라고 정의하는 것보다 당연한 권리라고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진 먼 것 같아요."
- 농인이 자신의 권리를 인정받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 마음이 다소 무거워져요. 향후 데프누리가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데프누리의 비전은 '농인은 청인과 같은 존재이며, 농인도 청인과 같이 권리를 누리는 포용적인 세상을 구축하자'예요. 이 비전에 동의한다면 환영이에요! 만약 이 글을 읽고 데프누리와 함께 하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데프누리 인스타그램(@deaf_nuri)으로 연락해주세요. (웃음)"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청인과 농인이 함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 아이디어를 묻어두지 말고 바로 실행시켜주세요! 아이디어가 구체화되어 모두가 함께하는 포용적인 세상을 함께 구축해줬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데프누리와 향후 진행할 여행책 펀딩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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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교육'에 소외되는 농인들... 그래서 직접 나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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