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전화 지시’ 띄워주기 보도한 월간조선(8/9)
민주언론시민연합
수도권 소재 행정·공공기관과 산하기관 및 단체 출근시간을 오전 11시 이후로 조정했지만, 출근길에 오른 뒤 연락받아 출근시간 조정 자체가 의미 없게 된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민간보다 우선으로 피해 수습과 복구에 나서야 할 공무원의 출근시간 조정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잇따랐습니다.
경향신문 <'물폭탄'에 출근길 아수라장··... "대통령도 재택하는데 우린 왜 안 되냐">(8월 9일 이유진·유경선·박하얀 기자)에 따르면,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무정부 상태'라는 단어가 1만 회 이상 언급되며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습니다. 자택 주변 침수로 대통령이 현장에서 대응하지 못하고 전화 업무 지시만 내렸다는 데 따른 것인데요. 대통령 지시가 신속하고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더불어 대통령의 전화 업무 지시가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이어진 것이죠. 조선일보와 월간조선 등의 보도가 시민을 대변하고 있는지, 대통령실과 대통령을 대변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윤석열 '퇴근길 침수 발견' 발언, 보도 안 하거나 비판 안 하거나
윤 대통령은 8월 9일 오전 국무회의를 마친 뒤, 그날 밤 침수 피해로 3명이 희생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을 찾았는데요. "서초동에 제가 사는 아파트가 좀 언덕에 있는 아파트인데도, 거기가 1층에 물이 들어와서 침수될 정도였다", "제가 퇴근하면서 보니까, 아래쪽에 있는 아파트들은 벌써 침수가 시작되더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이 이미 퇴근길에 폭우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했다는 것인데요. 대통령의 재난 대응 태세가 안일하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퇴근길에 침수상황을 봤다'는 윤 대통령 발언을 전한 언론사는 39개사입니다. JTBC, MBN, TBS 등 26개 언론사는 대통령 발언에 별도 비판 없이 정치권과 시민의 비판을 함께 나열하듯 전하는 데 그쳤습니다. 대통령 발언과 비판 목소리를 함께 전한 언론사는 경향신문, 민중의소리, 오마이뉴스 등 9개사뿐입니다.
KBS, MBC, 조선비즈, 파이낸스투데이는 대통령 발언만 전했는데요. KBS는 <윤 대통령, 호우 피해현장 방문…"취약계층 주거안전 대책 수립">(8월 9일 조태흠 기자)에서 윤 대통령이 '퇴근길에 아래쪽 아파트는 침수가 시작됐더라'고 한 발언을 전하며 "어젯밤 호우 상황을 되짚기도 했다"고만 전했습니다. MBC는 <윤 대통령 '자택 지시' 논란>(8월 9일 박윤수 기자)에서 윤 대통령이 퇴근 후 자택에 머문 것과 관련한 논란을 보도하면서도 '퇴근길 침수상황을 봤다'는 대통령 발언은 짚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이 퇴근길에 침수 피해를 발견했다는 발언을 전하면서도 비판 목소리를 전하지 않고 대통령이 어젯밤 호우 상황을 짚었다거나 대통령의 퇴근길도 쉽지 않았다고만 언급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