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의 하늘다람쥐.
이경호
9일, 망원렌즈를 준비해 올라간 후 둥지 앞에서 하늘다람쥐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언젠가는 나오겠지'라는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은 지 1시간만에 하늘다람쥐가 잠시 밖으로 나왔다.
하늘다람쥐는 둥지에서 나와 참나무 중간에 앉았다. 사람들을 크게 경계하지는 않는 듯 했다. 그럼에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사진만 찍고 바로 산을 내려왔다.
번식을 하는 하늘다람쥐를 본적이 없기에 실제 번식하는 둥지인지 궁금했다. 전문가에게 둥지내부 사진을 보여주었다. 전문가는 번식하는 둥지라고 확실하게 답변해 주었다.
섬유질 같은 것을 쌓아 놓은 곳에 구멍을 만들어 번식한다는 것. 휴식을 취하는 곳은 낙엽정도만 깔아 놓고 쉬기 때문에 번식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하늘다람쥐는 나무가 울창한 숲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 후 민둥산이 되면서 개체가 급감했다가 최근 숲이 보전된 지역에서 확인되고 있다. 숲이 잘 보전된 지역에 서식한다는 말이다.
이번에 확인된 지역은 참나무림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었다. 참나무림이 형성되었다는 것은 숲의 나이가 오래 되었다는 증거이다.
보운대 인근 숲은 오랜기간 잘 보전된 숲이다. 보운대 인근에서 하늘다람쥐가 번식하고 있다는 뜻은 숲 자체가 잘 보전되어 있다는 뜻이다.
현재 대전시는 보운대에 150m의 고층타워 건설을 예정하고 있다. 관광활성화를 위한 토목사업이다. 향후 사업이 강행될 경우, 멸종위기종인 하늘다람쥐 번식처의 훼손은 불가피하다. 케이블카까지 건설된다면 대전시가 스스로 지정한 깃대종의 서식지를 훼손한 선례를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