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으로 쉽게 설명하는 김지하씨몸짓으로 쉽게 설명하는 김지하씨
조우성
그는 본격적으로 '미학강의'를 시작했다. 미학과 후배로서 오래 전부터 부산에서 민족미학연구소를 이끌고 있던 채희완 소장으로부터 본격적인 '민족미학강의'를 부탁받았다. 2004년 연말에 여러 차례 부산을 다니면서 미학강의를 하였다. 연구소에서 수년 동안 준비한 기본 자료가 큰 보탬이 되었다.
민족미학은 이제 모든 예술의 첫 관문인 시간을 다루고 공간을 다룰 것이다. 공간과 연속적으로 육체를 다룰 것이다. 그 다음이 시각, 조명의 문제이며 마지막으로 동양과 한국 초유의 진화론을 미학 쪽에서 다루고 그것의 현실성을 검토한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이 모든 탐색이 거의 다 하나의 방법론적 접근이요 낭만적 해석학의 범주 안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문제제기학' 차원에 그냥 그대로 머물 수도 있다. (주석 9)
미학강의를 묶은 책이 <탈춤의 민족미학>이다. 책은 '탈춤의 판 - 시간', '탈춤의 마당 - 공간', '탈ㆍ몸ㆍ춤 - 육체', '눈 - 시각', '불 - 조명', '신 - 진화' 등의 주제에서 보이듯 탈춤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탈춤에 대한 의미부여다.
옛날에는 탈춤을 '살판'이라고 하고 생명판을 살리는 판이라고 했는데, '살'은 새, 솔개를 뜻하는 바 햇살, 생명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즉, 어떤 방법과 교육으로 살릴 것인가가 문제인데, 곧 즐기는 방법과 집단적 교육으로 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탈판을 야장(冶場), 오리엔테이션 하는 장소라고 불렀듯이 이곳이 교유의 장이자 야장판이고, 병원 즉 치유의 장소인 것입니다. 원래 상고시대에는 풍류판이 솟대지요. 솔터란 말은 요즘 나온 이야기인데, 솟대는 소산이라는 이야기지만 대는 솔터란 소리가 더 강해집니다. (주석 10)
그는 우리 민족정신의 원류인 단군ㆍ풍류ㆍ율려ㆍ신시 등에서 민족미학의 고유성을 찾고, 이를 세계화ㆍ국제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족미학이라고 할 때, 앞에 민족이라는 말이 붙은 것이 불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학이나 예술과 관련된 사람들이 많고 미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참으로 해괴한 현상입니다. 미학을 전문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이해한다면 민족미학이란 것이 현대에도 성립 가능한가 하고 물을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네트워크가 삶의 흐름으로 확정되어가고 있는 때에 한 개인 개인이 그들 나름의 우주적 담론을 만들어내도 모자라는 실정에 구태여 민족미학이란 것을 선택하는 이유가 뭘까요? 어차피 민족미학, 탈춤의 미학을 내걸었으면 그 문제점과 철학적 담론을 관련지어 기초적으로 따지고 들어가야 합니다. (주석 11)
주석
8> <탈춤의 민족미학>, <책 머리>, 8쪽, 실천문학사, 2004.
9> 앞의 책, 11쪽.
10> 앞의 책, 36쪽.
11> 앞의 책, 20쪽.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