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호 초대 경찰국장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행정안전부 경찰국에서 열리는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출범한 경찰국 초대 국장에 김순호 치안감이 임명됐습니다. 김 국장은 노동운동을 하다가 1989년에 자수한 뒤 경찰에 특별 채용됐는데 이 과정에서 함께 운동했던 동료들을 밀고한 대가로 특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관련기사:
'노동운동→잠적→대공특채'... 김순호 경찰국장 과거 논란 http://omn.kr/205oo).
김 국장은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재학 당시 시위에 참여했고 1983년 강제징집 대상자가 되어 군에 입대했습니다. 제대 후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에 가입해 활동하다가 1989년 4월쯤 잠적했고 그해 8월 경장으로 경찰에 특채됐습니다.
인천 부평구갑의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1989년 1월부터 치안본부가 인노회를 이적단체로 지목하고 회원들을 연이어 불법연행했는데 이 무렵 김 국장이 돌연 잠적했고 그 후 회원 15명이 줄줄이 구속됐습니다.
성균관대 민주동문회나 옛 인노회 회원들은 김 국장의 잠적과 경찰 특채 과정에서 김 국장이 '밀정' 노릇을 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혹'(밀정일 것이다)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반면 김 국장은 '합리적 의심'(밀정이 아니다)으로 맞섰습니다. 그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자신에 대한 의혹을 "소설 같은 말"이라고 부인하면서 인노회 회원들의 구속에 대해 "나는 관계없다. 왜 나와 연관시키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경찰에 자수하면서도 동료들의 구속에 영향을 끼칠 만한 진술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성만의원실이 경찰청에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김 국장의 특채 사유는 경찰공무원임용령 제16조 제4항 제4호 '대공 공작 업무와 관련있는 자를 대공 공작 요원으로 근무하게 하기 위하여 경장 이하의 경찰공무원으로 임용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런 사유로 경찰에 특채되었다는 것은 그런 활동(공작 업무)을 당시 치안본부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조사관으로 일했고 현재 국가권력 특히 경찰에 의해 고문 피해를 받은 사람들의 재심을 돕고 있는 변상철 사단법인 평화박물관 사무국장은 "동료들의 구속에 영향을 끼칠 만한 진술은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게 가능한지 의문"이라면서 "조직 사건에서 경찰이 알고 싶은 것은 단 하나 조직원이 누구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변 사무국장은 "경찰 고문 사례를 보면 예외 없이 '아는 사람을 대라'라거나 '이 사람도 같이 활동했지'와 같이 사람을 엮으려고 고문을 했다"라면서 "자수했다고는 하나 당시 경찰이 알고 싶었던 것도 회원들이 누구이며 무슨 일을 했는지에 관한 것이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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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경찰국장, 합리적 의심과 합리적 의혹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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