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뒤영벌파리매.불룩한 뒷다리와 털복숭이 몸매를 가진 뛰어난 사냥꾼.
이상헌
치킨 닭다리를 떠오르게 만드는 불룩하고 긴 뒷다리를 가진 빨간뒤영벌파리매는 온 몸에 주황색 털이 밀림처럼 자란다. 나뭇잎 위에서 망을 보며 고개를 까딱 거리는 습성이 있다. 초접사로 들여다보면 주둥이 주변에는 쑥대밭 같이 자라난 콧수염(mystax)이 빽빽하다. 사냥을 하고 먹이를 먹을 때 낯짝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악취를 풍기는 노린재도 마다하지 않으며 단단한 겉날개를 가진 딱정벌레의 등판도 뚫고 소화효소를 주입한다. 뛰어난 포식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뒤영벌을 의태하였다. 붕붕거리며 나는 소리까지 벌을 흉내낸다.
밤이면 무서운 검은눈이 되는 버마재비
외형이 전혀 다르게 생긴 흰개미와 바퀴벌레, 사마귀는 친인척 관계로서 망시목(Dictyoptera)으로 묶인다. 날개맥(시맥)이 그물처럼 생겼다는 뜻이다. 곤충 세상에서 사냥꾼으로 이름 난 사마귀는 그로테스크하게 늘어난 긴 목(앞가슴등판)에 역삼각형 대가리를 하고 있으며 사백안을 갖고 있어 표독스러운 느낌을 준다.
어두워지면 겹눈 전체가 시커멓게 변할 뿐 아니라 몸통은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고개만 돌려 상대방을 째려보므로 피식자에게 두려움을 증폭시킨다. 낫처럼 생긴 앞다리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돋아나 있어 한번 움켜진 먹잇감은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다. 네 개의 가느다란 다리는 상대적으로 부실하여 빠르게 움직이지는 못하므로 수풀 속에 숨어서 여러 곤충을 사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