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안녕 히어로> 포스터
(주)시네마달
바로 <안녕 히어로>입니다. 제가 <안녕 히어로>를 보게 된 건 다큐 상영회의 GV 사회자라는 역할을 맡게 되면서였어요. 뭐든 기회가 생기면 잘 나서는 성격인 저는 그 날도 어김없이 마이크를 잡았는데요. 다큐를 보는 내내, 그리고 사회를 보는 내내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다큐에 나온 현우에게 감정이입을 한 덕분이었어요.
다큐는 아빠의 이야기가 궁금했던 아들 현우의 시선을 쫓아가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아빠와 함께 생활기록부를 쓰는 10대 소년 현우는 아빠의 직업을 채우는 항목 앞에서 뭐라고 적을지 고민에 빠지는데요. 빈 칸을 채울 답의 예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무직, 사회활동가, 노동운동가.' 현우에게 아빠는 분명 출근하는 '일하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순간 '지는데도 계속 싸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현우의 아빠는 바로 해고노동자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큐를 보면서 해고노동자들의 계속되는 싸움에서 다뤄지지 않는 이야기, 즉 해고노동자를 둘러싼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채우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만큼 현우네 가족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지만 사실 욕심이 많은 저는 이들을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었던 감독의 따스한 시선이 참 부러웠습니다. 동시대를 살아감에도 바라보는 이야기가 이렇게 다르다는 것에 제 스스로 반성하면서도 동시에 다큐 덕분에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다는 점에 감사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님께 이 다큐를 추천드리고 싶었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자 목소리 낸 시민과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또 다른 시민들의 삶을 놓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추천작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어제 목격한 한 장면 때문이기도 합니다. 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은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의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당사자 간 문제이기에 정부의 대응은 필요하지 않다"는 식의 발언을 했습니다. 대통령님은 1일 휴가를 떠나셨지만, 언론 등을 통해 종종 '의중'이 담긴 이야기들이 보도되기도 했기에, 조금은 다른 답변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현실은 그렇지 않았지만요.
"옛날에는 그냥 같이 놀아주는 아빠였는데, 지금은 같이 놀아주려고 많은 시간을 고생한 아빠로 바뀐 것 같아요."
다큐 <안녕 히어로> 현우의 말입니다.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들이 전제로 가능해야만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냉혹한 현실임을 돌아보게 하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윤석열 대통령님이 이 다큐를 보고 현우의 시선을, 그리고 이를 쫓고자 했던 감독의 마음을 궁금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원칙대로 해"라며 호탕하게 말해오셨던 만큼, 이들이 일상을 지키기 위해 필요로 하는 '원칙'에도 관심을 주실 수 있지 않을까요. 당사자 간의 문제로 방치하기보단 우리 시민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원칙'의 문제로 대통령님께서 살펴봐주시길 바랍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7
야옹이 참깨, 땅콩이와 함께 살아가는 집사입니다.
공유하기
푹 쉬고 계신 윤 대통령님, 이 다큐를 추천합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