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의 녹조모습
대구환경운동연합
최근 정수 과정을 거친 대구 수돗물에서 녹조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이는 낙동강이 매우 위험하다는 뜻이다. 지난달, 부경대학교 연구진이 진행한 분석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에 포함된 남조류에서 나오는 독성물질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대구문화방송은 대구 매곡·문산·고산정수장의 원수와 정수를 마치고 가정으로 공급되기 직전의 물을 채취해 이승준 부경대 교수(식품영양학과) 연구팀에 분석을 의뢰했다. 이 결과 매곡정수장에서 0.281㎍/ℓ(ppb), 문산정수장에서 0.268㎍/ℓ, 고산정수장에서 0.226㎍/ℓ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관련기사 :
녹조 때문에 결국... 대구 수돗물서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논란 http://omn.kr/201e4)
세계보건기구(WHO)의 먹는 물 권고기준에서 마이크로시스틴 허용치는 1㎍/ℓ이며, 미국 연방환경보호청(EPA) 허용치는 유아 0.3㎍/ℓ, 성인 1.6㎍/ℓ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마시거나 피부에 닿는 등 몸에 흡수되면 간과 폐, 생식기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돗물의 원수가 낙동강에서 취수한 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결국 보로 인한 녹조 발생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4대강 보가 없었다면 강에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4대강 사업이 완공된 2012년 이후 강에서는 매년 녹조가 창궐했다. 녹조가 4대강 사업 이전에도 있던 자연현상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4대강 이전에는 물이 고이는 극히 일부 구간에서 발생했다. 지금처럼 강 전체를 뒤덮는 녹조가 아니었다.
4대강 사업이 완공된 이후 농산물, 어패류, 수돗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다. 고산정수장 0.226ppb, 매곡정수장 0.281ppb, 문산정수장 0.268ppb 검출됐다. 이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소아 기준 0.3ppb에 가깝다. 상황이 이런데도 직접음용율이 낮아 괜찮다는 궤변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끓여도 잘 분해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결국 녹조는 4대강에 세워진 보로 인해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속이 느려지면서 발생한 녹조가 농사와 식수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된 이상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방관하는 건 환경파괴·일상파괴의 위험성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국가의 역할을 스스로 방기하는 일이다.
보 활용이 정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