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16%가 마시는 수돗물의 원료인 원수를 취수하는 문산취수장 취수구 앞에 녹조가 심하게 폈다. 녹조라떼다. 녹조라떼가 대구 수돗물의 원료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낙동강에 녹조로 인한 독성 남조류가 창궐한 가운데, 식수로 사용하는 대구 수돗물에서도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는 즉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시 측은 독성물질 수치가 기준치 이하인데다 고도정수처리를 해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대구MBC와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 등의 도움을 받아 지난 21일 대구의 주요 정수장 3곳(매곡·문산·고산)의 원수와 정수를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28일 밝혔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유해 남조류가 만드는 대표적인 화학물질로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100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의 경우 감기와 복통, 구토를 일으키고 만성의 경우 간, 폐, 혈청, 신경, 뇌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대구MBC에 따르면, 부경대 이승준 교수팀에 분석을 의뢰해 미국 환경보호국의 공인 조사 방법인 총 마이크로시스틴 검출법으로 검사한 결과 정수한 모든 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다.
정수장으로 들어오는 원수에서는 문산 1.388㎍/L(리터당 마이크로그램), 매곡 0.405㎍/L, 고산 0.438㎍/L이 각각 검출됐다. 수돗물로 쓸 수 있는 정수에서는 매곡 0.281㎍/L , 문산 0.268㎍/L, 고산 0.226㎍/L이 나왔다.
해마다 낙동강에서 녹조가 발생했지만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MBC는 보도에서 "18일은 유해 남조류가 검사한 21일보다 2배나 많은 ㎍/L당 1만2755개로 조류경보 경계 단계 수준이었다"면서 "그때 검사를 했더라면 미국 환경보호국의 허용치를 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 날 같은 조건에서 대구시 수질검사소가 측정한 검사에서는 부경대 분석 결과와 달리 정수와 원수에서 모두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오존과 활성탄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거의 100% 제거된다"며 "고도정수처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시민들은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자신했다.
이에 대해 대구MBC는 검사 방법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부경대 이승준 교수팀은 200여 개 종류의 마이크로시스틴을 모두 합하는 방식이자 미국 환경보호국이 공인하는 엘리자(ELISA) 검사 방식을 사용했다. 이와 달리 대구시 수질연구소는 액체크로마토그래프-텐덤질량분석법으로 마이크로시스틴-LR 등 주요한 4가지 종류의 마이크로시스틴만 찾고 있다는 것.
환경단체는 대구시의 방식이 독성이 가장 강한 마이크로시스틴-LR과 가장 많이 보이는 마이크로시스틴-RR 등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지만, 나머지 200여 가지의 다른 마이크로시스틴은 확인할 수 없다고 본다.
이승준 교수팀 검사에 참여한 이영준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은 "LC 방법을 반복한다면 마이크로시스틴은 불검출로 나올 것"이라며 "조사 횟수도 늘리고 검사 방법도 LC와 토털 마이크로시스틴을 병행해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국가적 환경 재난"... 대구시 "고도정수처리로 완벽 제거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