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회 조선어학회 33인 사진 앞에서 설명하는 김한빛나리 한글학회 사무국장과 귀 쫑긋 경한글학회 조선어학회 33인 사진 앞에서 설명하는 김한빛나리 한글학회 사무국장과 귀 쫑긋 경청하고 있는 천안서여중 학생들 @김슬옹
김슬옹
학생들은 사전(말모이) 원고가 1942년에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일제 경찰한테 모두 빼앗겼는데 그 원고가 광복 직후인 1945년 9월 8일에 서울역 운송부 창고에서 발견되어 첫 1권이 1947년 한글날에 나오게 되었다는 사연을 듣고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 흥미로워했다.
도지윤(1학년) 학생은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뭐가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방문했지만, 방문 후에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기자가 한글가온길을 해설한 <역사가 숨어 있는 한글가온길 한바퀴>(해와나무)를 모두 읽고 온 터라 더욱 집중했고 각자 이름에 의미를 부여한 저자 서명을 받고 더욱 보람 있어 했다.
한글가온길에는 18개의 한글조각품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이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학생들은 한글학회 건물 꼭대기에 있는 기기묘묘하게 4차원으로 조각한 <나는 한글이다>라는 서울여대 한재준 교수 작품을 보고 탄성을 내질렀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멋있다'라고 생각했는데, 1차원의 글자(문자)가 한자 같은 뜻글자, 2차원의 글자가 일본 가나 문자와 같은 음절 글자, 3차원의 글자가 로마자 알파벳과 같은 자모문자이고 한글은 4차원의 문자로 소리 특성이 문자에 반영된 소리꼴 문자라는 설명을 듣고는 모두 고개를 끄덕거렸다.
홍세라(천안서여중 3학년) 학생은 <나는 한글이다>라는 한글 조각이 가장 기억이 남았다고 하면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에 처음에 보면 '왜 저렇게 만들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설명을 들어보니 평면적으로 '나는 한글이다'라고 쓰여 있는 것이 아니라 4차원적인 한글의 특징을 잘 살려서 한글 조각상을 만들었다는 것에 놀라웠다. 이처럼 한글가온길 활동을 하면서 내가 몰랐던 한글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 수 있게 되었고 마냥 앉아서 수업을 듣는 강의보다는 이렇게 직접 답사를 하며 몸으로 겪어 보는 가온길 활동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