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동성 공자 탄생지 사당에 있는 생수 광고판
김기동
자본주의 사상의 기본 이론인 인간의 본성에 이기심이 있다는 생각도 중국이 현대 자본주의 사상을 만든 유럽보다 빨랐다.
1766년 영국사람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우리가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사장이 빵을 팔고 정육점 사장이 고기를 파는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빵집과 정육점 사장은 우리가 편하게 밥을 먹으라고 빵과 고기를 파는 게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즉 돈을 벌려는 이기심 때문에 상품을 판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인간의 이기심을 긍정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애덤 스미스는 저서 <국부론>에서 인간의 이기심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자본주의 기본 이론을 만들어 세계적인 경제학자가 된다.
하지만 그보다 2천 년을 먼저 살았던 중국 사람 한비자(韓非子)는 기원전 250년에 이미 이런 내용을 책으로 남겼다.
한비자가 쓴 책 <한비자>에는 의사가 입으로 환자의 상처에서 고름을 빨아내는 것은 환자를 불쌍히 여겨서가 아니라 병을 고쳐주고 사례를 받기 위해서라는 내용이 나온다.
또 수레(현대로 말하자면 고급 승용차)를 만드는 제조업자는 많은 사람이 빨리 부자가 되기를, 관을 만드는 제조업자는 많은 사람이 빨리 죽기를 바라는데, 이는 수레 제조업자가 인자하고 관 제조업자가 잔인해서가 아니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부자가 돼야 수레를 많이 팔 수 있고, 많은 사람이 죽어야 관을 많이 팔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 정부는 자신들의 경제체제를 '사회주의 시장경제'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사회주의 시장경제'란 사회주의의 기본 제도를 기초로 정부의 거시적인 조절 아래, 시장 메커니즘이 사회자원 배분에 기초적인 작용을 하는 경제체제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사회주의 조건하의 시장경제' '사회주의를 위해 서비스 하는 시장경제'라고 한다.
1990년 덩샤오핑은 상하이 방문 연설에서 '계획경제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자본주의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 모두 당면한 상황을 해결하는 수단일 뿐'이라고 했다.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쥐를 다 잡고 나면 고양이 역시 쓸모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