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의 하단이 백색, 중단은 선홍색, 끝은 홍색으로 고려시대 탱화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아라홍련.
김숙귀
시배지에 도착하니 올해도 여전히 고귀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700여 년의 긴 잠에서 깨어나 꽃을 피워낸 아라홍련. 볼 때마다 경이롭고 신비스럽다.
다시 배롱꽃을 보러 고려동유적지로 향했다. 함안군 산인면에 있는 고려동유적지는 고려 후기 성균관 진사 이오(李午) 선생이 고려가 망하고 조선왕조가 들어서자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이곳에 거처를 정한 이후 대대로 그 후손들이 살아온 장소이다.
배롱꽃 명소로 입소문이 나있기 때문인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여러 명 보였다. 꽃이 귀한 여름, 선생의 충절처럼 붉게 피어있는 배롱꽃이 아름다웠다. 길건너 나지막한 언덕에 작은 백일홍밭이 보였다. 배롱나무는 목백일홍이라고도 부르며 부처꽃과에 속하는 활엽수지만 백일홍은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이다. 갖가지 색깔로 예쁘게 피어있는 백일홍을 보니 즐거워진다.
함안 아라가야문화제가 22일부터 24일까지 함안군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