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강행진(58)씨가 18일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근처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다.
김성욱
-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우리 요구는 정당하다. 대우조선 안에 하청노동자들이 한 1만1000명 정도 된다. 이중 하루하루 일당을 받는 사람들과 하청업체에 소속돼 시급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시급제 하청노동자가 한 30~40%, 그러니까 4000명 정도 된다. 시급제 노동자 중에 거의 50%는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 나는 발판 최고참으로 15년 경력인데도 최저시급(9160원)보다 겨우 몇 백원 더 높다. 내년 최저시급(9620원)보다도 낮다. 게다가 목숨 걸고 하는 일이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일을 매일 하는데 한 달에 250만원을 못 번다. 이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원청은 자기들은 협력사와 계약했으니 거기 가서 알아보라고 한다. 협력사라고 해봤자 인력을 공급하는 하청 용역업체에 불과하다. 조선소 협력사들은 다른 제조업종과 달리 자체적으로 부품을 만들거나 납품하는 회사들이 아니다. 그저 원청에 인력을 수급하는 역할만 한다. 결국 '인건비 따먹기'가 전부다. 그러니 협력사 대표 입장에선 당연히 인건비를 줄이려고 똑같은 공정이라도 적은 인력을 투입시킨다. 소위 '능률'이 높아야 자기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커지니까. 100명이 일해야 할 공정에 80명만 투입하니 하청노동자들은 더 힘들고 더 위험해진다. 용역 사장들이 인건비 떼먹고 하루아침에 도망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내가 15년 일하는 동안 용역업체 폐업을 4번이나 경험했다.
일당 받는 사람들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하청에 또 하청인 식인데, 일당들은 사실상 연장노동수당도 빼앗기고 있다. 원래 하루 8시간 일하고 그 외에는 연장수당으로 계산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일당들에겐 하루 9시간이 기본이다. 아홉 시간 일해야 10만원 정도 되는 그날 일당을 온전히 주고, 8시간 일하면 그 10만원에서 까인다. 8만7000~8000원으로. 추가로 일한 한 시간에 대해 수당 계산이 안 되는 거다. 그런데도 이들은 일당을 받아야 하니 제대로 요구도 못한다. 착취다."
- 노조는 언제 가입했나.
"2020년에 했다.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 7~8년 전 조선업계가 불황일 때 어땠나. 회사에서 제일 먼저 인원 감축한 게 하청노동자들이었다. 임금도 후려쳤다. 그래도 회사가 힘들다니까 우리가 감내하고 버텼다. 그렇게 한 결과 최근에 다시 수주도 하고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왜 우리에겐 변화가 없나.
많은 하청노동자들이 다 한 집안의 가장이다. 나도 고등학교·중학교 다니는 아들 둘 키워야 하는데 250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어떻게 사나. 아내는 지금 몸이 안 좋아서 일을 못하고 있다. 아내는 병원에서 화장실 청소 일을 했었다."
"하청노동자에 '법대로' 하자는 윤 정부, 속 편한가... 그래도 '희망'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