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을 찾아 '약자와 동행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모습.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일, 취임식 뒤 첫 행보로 서울 '창신동 쪽방촌'을 찾았다. 오 시장은 취임 이틀 전에도 '돈의동 쪽방촌'을 찾았던 터라, 일주일 새 두 차례나 쪽방촌을 방문하는 이례적인 일정이었다. 아마도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자신의 서울시 정책 브랜드를 강조하고 드러내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노숙인·쪽방 주민을 위한 3대 지원방안'을 발표했는데, 그 중 하나가 쪽방 주민 폭염 대책이었다. "쪽방 주민들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시 예산과 민간후원을 활용해 에어컨 150대 설치와 추가 전기요금을 지원(7~8월 중 추가요금, 가구당 5만 원 한도)"하고, "여름철 침구 3종 세트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150대라는 물량은 서울지역 쪽방 건물의 절반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나머지는 폭염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에어컨이 설치될 건물도 각 실(방)별 설치가 아닌 건물별/층별 설치로, 냉방 효과를 크게 기대하긴 어렵다. 오 시장 스스로도 6월 29일 돈의동 쪽방촌을 방문해 에어컨이 설치된 것을 보고는 "크게 시원하지는 않겠는데 (...) 에어컨 하나로 한 8개 방을 같이 쓰다 보니 턱없이 용량이 부족할 것 같다"라고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틀 뒤 아무런 개선 없이 똑같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 살인적 폭염을 다루는 데 적합한 장치가 에어컨이라 하더라도, 여기에만 의존한 폭염 대책은 분명 한계가 있다. 서울지역 쪽방 건물 중 '목조' 건물은 43.2%(2021년 서울시 실태조사)에 달한다. 건물이 노후화해 발생하는 안전 문제와 건물주들의 저항, 내부 전력의 문제 등을 함께 고려할 때 에어컨 설치 대책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거 대책 빠진 폭염 대책은 임시방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