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성 조선하청지회 지회장이 18일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서문 앞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욱
김형수 지회장 역시 "오늘 서울에서 온 사제분들과 기금으로 연대해주신 시민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하지만 김 지회장은 이날 윤석열 정부가 "지금과 같은 불법적인 점거 농성을 지속한다면 정부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발표한 데 대해 "공권력을 투입해 파업을 와해시키겠다는 협박 아니냐"며 크게 반발했다.
미사의 마무리 의식이 끝난 뒤 조선소 앞에서 김 지회장을 만났다. 대우조선 하청노조는 앞서 지난달 2일부터 ▲5년간 삭감된 임금 30% 회복 ▲노동조합 인정 등을 요구하며 47일째 파업 중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산업 현장의 불법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고 했고, 정부가 담화문을 발표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결국 공권력 투입하겠다며 협박하는 것 아닌가. 노사가 교섭 중이라면 정부는 이 사태를 어떻게 원만하게 해결할 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어떻게 일방적으로 한 쪽 편만 드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이미 지난 1년 동안 대화했는데도 하나도 진척이 안 돼 어쩔 수 없이 파업을 한 거다. 경영자들이 방만해 망쳐놨던 회사를 정상화 시키려고 여태 임금까지 내놨던 게 우리다. 누구보다 대우조선을 위해 열심히 일해온 노동자들이다.
그런 우리의 절박한 투쟁을 '불법' 운운하며 몰아붙일 일인가. 특히 오늘 여당 원내대표라는 권성동 의원은 우리더러 '막무가내식 떼쓰기', '테러행위'를 한다며 마치 노조를 와해시키는 게 선진화라는 식으로 말했다. 기가 차다. 우리가 정규직이 아닌 하청노동자라는 걸 알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군부독재 시절도 아니고 노조 때려잡는 게 무슨 선진화냐. 우리는 그저 모두 함께 잘 사는 사회를 향해 가자고 투쟁하고 있는 거다. 테러 집단이 아니다."
- 법원이 지난 16일 노조의 사내 점거가 퇴거돼야 한다고 결정했다. 퇴거 거부 시 1일 300만원씩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과거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농성을 할 때(2011년), 점거로 인한 벌금이 1일당 100만원으로 나오자 '한국 부산 영도에는 크레인이라는 하루 100만원짜리 호텔이 있다'고 농담을 한 적이 있다. 그 농담이 떠오른다. 우리는 하루 300만원짜리 감옥에 살고 있다."
- 현재 노사 교섭은 어떤 상황인가.
"전혀 진척이 없다. 그래서 더 답답한 거다. 회사는 이번 기회에 우릴 짓밟고 아예 1차 사내 하청을 없애려는 의도까지 갖고 있다고 본다. 전부 바깥에 사외 하청을 두려는 의도다. 완전한 외주화, 아웃소싱으로 가야 나중에 꼬리 자르기 편하니까. 당장은 돈 많이 주겠다며 사외 하청 계약을 늘려놓고 사내 하청들이 다 없어지고 나면 금방 임금 떼먹고 착취할 거다. 특고(특수고용형태노동자) 같이 만들어버리겠다는 거다. 문제가 생기고 내가 임금을 올려 받고 싶어도, 누구에게 얘기해야 할 지 모르게 만드는
…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이 파업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만이 우리뿐 아니라 이 땅에 수많은 하청노동자들이 함께 살 수 있는 길이라고 믿는다. 이 길에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 하청노동자들의 삶을 한 번만 들여다봐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