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축제. 3년 만에 열린 퀴어축제에 서울광장은 무지개 깃발을 든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지유석
난 그리스도인(대한성공회)이다. 그리스도교, 특히 보수 성향의 개신교는 퀴어문화축제를 불온시한다. 내가 속한 대한성공회도 구성원 간 온도 차가 무척 심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퀴어문화축제만큼은 놓치지 않고 참석한다. 아내도 무척 적극적이다. 더구나 3년 만에 열리는 축제이니 만사를 제치고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내가 퀴어문화축제를 찾는 건 일단 재미있어서다. 볼거리가 많고, 성소수자 커뮤니티 특유의 다양성을 그야말로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다. 내 주위에도 성소수자(트랜스젠더)가 있다.
그녀 역시도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이고, 자신만의 재능이 있고 사회를 바라보는 문제의식이 있다. 그런 이들이 일 년에 한 번,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가 바로 퀴어문화축제다.
그러나 대다수 개신교 교회, 특히 보수 개신교 교회는 혐오를 여과 없이 발산한다. 수년 간 이들의 행태를 지켜본 바로는, 이들은 혐오감정을 쏟아내는 걸 굉장히 귀한 신의 소명쯤으로 여긴다.
3년 만에 열린 퀴어문화축제에서도 이 같은 '소명의식' 가득한 개신교인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서울광장 바로 건너편 서울시의회 앞 대로에선 '2022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가 열렸다.
그리고 광장 입구엔 3층 짜리 임시 구조물이 들어섰고, 거기선 군복을 차려입은 이들이 '동성애 동성혼 반대', '차별금지법 독소조항 반대' '학생인권조례 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반대집회의 단골메뉴(?)는 역시 차별금지법이다. 자신을 사랑제일교회, 그러니까 전광훈 목사가 시무하는 바로 그 교회에 다닌다고 소개한 한 고등학생은 "목사가 동성애 반대 설교를 했다는 이유로 감옥을 가게 하는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퀴어 축제 반대 국민대회 연합예배'에서 설교한 정성진 목사(크로스로드 이사장)도 "차별금지법은 에이즈확산법, 동성애확산법, 역차별조장법, 부도덕강요법, 종교탄압법, 인권탄압법이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퀴어문화축제에 한 번이라도 참여한 이들이라면 이런 광경, 주장들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이 모습, 주장들을 보고 들을 때마다 마음이 무너진다. 그리고 성소수자에게 미안하다.
결국 문제는 '정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