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적사슴벌레 수컷.뒤집어 놓고 살펴보면 순박한 눈매를 하고 있다.
이상헌
전 세계적으로 1000여 종이 살며 우리나라에는 현재까지 16종이 알려져 있다. 가장 흔한 녀석은 넓적사슴벌레, 톱사슴벌레, 사슴벌레, 애사슴벌레 정도다. 수컷 사슴벌레의 턱은 경쟁자를 물리치려는 목적으로 크게 발달하였다. 짝짓기 후 암컷은 썩은 나무에 30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약 10일 후면 부화해 2~3년간 나무 속을 파먹으면서 자란다.
참나무 수액터는 곤충 세상의 오아시스
낮에는 여러 종의 나비(오색나비, 은판나비, 청띠신선나비, 멋쟁이나비, 흑백알락나비 등등)가 수액터를 찾고 풍뎅이와 꽃무지는 주둥이를 나무껍질에 박고 정신없이 설탕물을 빨아 먹는다. 꽃무지는 예로부터 약용 곤충으로 이용되어왔으며 애벌레를 '굼벵이'라고 부른다. 우리 속담에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할 때의 주인공이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이다.
풍뎅이 애벌레는 몸이 가는 편이고 다리가 있어서 걸어 다닐 수 있지만 꽃무지 유충은 비만형에 다리가 퇴화하여 걷지를 못한다. 등에 돋아난 털을 이용해 느릿느릿 움직일 수 있으므로 등판으로 기어 다니는 셈이다. 성충이 되어서는 날개를 펼치는 모양으로 구별할 수 있다. 풍뎅이는 딱지날개와 속날개를 활짝 펴고 날지만 꽃무지류는 딱지날개 옆으로 속날개만 내어서 비행한다.
사슴풍뎅이 수컷은 유난히 긴 앞다리와 사슴뿔(이마방패)처럼 생긴 머리를 갖고 있다. 이름에 풍뎅이가 붙었지만 꽃무지과에 속한다. 마치 분칠한 듯이 회백색 가루가 겉날개를 덮고 있어서 외국산 곤충으로 착각하게끔 만든다. 멋진 외관으로 인하여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 수집가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거칠게 생겼지만 방어수단이라고는 허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