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1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유럽연합(EU),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덴마크, 독일, 스웨덴, 아일랜드, 영국, 캐나다, 핀란드, 호주 주한대사도 참석해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2022.7.16
연합뉴스
보수층에 난감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보수단체가 미국에 반대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성소수자 축제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16일 일부 보수단체들은 퀴어퍼레이드 행사장 주변에서 "미국 대사 임명 반대", "주한미국대사관 철수"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1]
이에 앞서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미 대사관 앞에서는 반동성애기독교시민연대, 옳은부모연합, 반동성애국민연대, 대한애국청년단 등 보수시민단체 주최로 '동성애자 주한미대사 임명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신임 필립 골드버그 대사 임명에 대해 "혈맹인 미국이 어떻게 이럴 수가" "우리 입으로 양키 고 홈 외치지 않도록 경고한다"라고 외치며 성소수자 대사를 임명한 미국을 규탄했습니다.[2]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는 16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 무대에 올라 성소수자 권리를 지지하는 연설을 했습니다. 퀴어축제 참석은 10일 한국에 부임한 골든버그 대사의 첫 대외 행보입니다. 마크 리퍼트, 해리 해리스 전 미 대사도 퀴어축제에 참석했지만 연단에서 연설을 한 사람은 골드버그 대사가 처음입니다.[3] 골드버그 대사는 그 자신이 성 소수자로 알려졌습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미 국무부가 외교관에게 부여하는 최고위 직급인 '경력 대사(Career Ambassador)'로 한국은 그의 네 번째 대사 부임지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때인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국무부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으로 활동했으며 지난 4월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불량 정권'으로 규정하고, 북한이 거부감을 보이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말하는 등 대북 강경파로 꼽힙니다.[4][5]
대북 강경파라고 하는데도 보수단체들은 성 정체성을 들어 미국 대사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매일 오전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주한 미국대사 부임 반대' 집회를 해온 윤석열 대통령의 팬클럽 '대윤본부 동우회' 손한나 대표는 "대북제재 외교는 좋지만 성소수자가 공인으로 활동하는 것은 국가·가정 등에 있어 대북제재보다 손해가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3]
난감한 보수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