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는 관계자들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에서 글로벌 팩트9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글로벌 팩트의 최대 후원자인 메타 소속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이들과 팩트체커들 간의 토론 시간이 따로 준비됐다.
IFCN
글로벌 팩트9의 여러 세션에서 제시된 조사와 통계들은 공통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의 문제를 정조준했다. 실제 온라인에서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훨씬 더 많이, 더 넓게 사람들에게 퍼졌음이 실증된 것이다. 팩트체커가 이를 바로잡는 팩트체크 기사(정보)를 작성하더라도, 기존의 가짜 뉴스가 한번 수용자들에게 인식되면 이를 정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2배 이상 빨리 퍼지기 때문이다.
특히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이처럼 조작된 가짜 뉴스는 더욱 맹위를 떨쳤다. 이 같은 현상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미디어 종류를 가리지 않았다. 전세계에서 모인 팩트체커들이 한 목소리로 메타 등을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메타는 매년 글로벌 팩트 행사의 최대 후원자 중 한 곳이고, 가짜뉴스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자신들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글로벌 팩트9 기간 중 이를 위한 별도의 세션이 마련되기도 했다. 메타는 전 세계 80개 이상의 팩트체크 조직과 관계를 쌓아가며, 팩트체계 생태계 지원을 위해 1억 달러 이상 투자를 해왔다고 선전했지만, 세션 참가자들은 "언제 어떻게 행동(action)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라고 요구했다. 후원 여부와 별개로 메타에게 비판적인 질문과 의견이 매번 쏟아졌다.
메타 관계자들은 "문제가 남아 있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과 커뮤니티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전세계 팩트체커들은 메타의 이런 노력이 '팩트워싱(Fact-washing)'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팩트워싱'은 IFCN에 소속된 팩트체커들이 새롭게 정의한 용어다. 메타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전 세계의 팩트체커 및 조직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항변하지만, 이런 계약들이 일종의 기업 홍보용으로 전락할 뿐더러 팩트체커의 독립성마저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일부 대기업의 '그린워싱(Greenwashing)'과 같은 맥락이다. 그린워싱은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기업 혹은 상품을 친환경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 글로벌 팩트9에 참가하는 팩트체커들은 후원과 비판을 분리해서 접근한다. '후원은 받되, 비판은 더 매섭게'하겠다는 기조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들 수 있지만, 매년 비판 세례를 받을 것을 알면서도 꾸준히 자신들의 입장과 노력을 설명하고 비판을 들으려는 플랫폼의 태도도 눈여겨 볼만하다.
진실은 스스로 거짓을 이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