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처럼 생긴 분오리돈대
이필완
돈대는 강화를 수호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그보다는 외적이 바다를 통해 한양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54개 돈대 중 40개에 가까운 돈대가 강화의 동쪽과 북쪽 해안에 촘촘히 들어서 있다. 물길을 타고 한양으로 들어갈 수 있는 쪽에 돈대가 더 많은 것으로 봐서 강화도의 돈대는 한양 수호를 위한 방어선이었던 것이다.
모든 돈대가 다 중요했지만 그중 몇몇 돈대는 더 중요했는지 본영인 진무영에서 관할했다. 분오리돈대도 진무영 관할 아래 있었다. 서해에서 강화로 들어오는 초입에 있는 돈대이니 얼마나 중요했을까. 그래서 강화도를 수호하기 위해 만든 군사조직인 진무영(鎭撫營)에서 분오리돈대를 특별 관리했다.
진무영 직할 돈대
지난 6월 하순에 분오리돈대를 찾아갔다. 분오리돈대는 차가 다니는 길에서 직선거리로 30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니 찾아가기에 아주 좋다. 그러나 언덕을 올라가야 하니 보행이 불편한 분들은 쉽게 오를 수 없겠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
바닷가 언덕 위에 돈대가 있다. 길을 따라 올라가니 돌로 쌓은 성벽이 우뚝하게 서있다. 두 길 정도 높이의 성벽은 완고하게 진입을 막는다. 돈대 안으로 들어가려면 돈문(墩門)을 통과하는 길 밖에 없다.
돈문을 통해 돈대 안으로 들어간다. 밖에서 봤을 때는 성벽이 꽤 높았는데 안에 들어오니 허리 정도 높이 밖에 되지 않는다. 성벽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며 공격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든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