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12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러한 상황은 국회의장 주재 회동 당시 양당 원내대표의 공개 발언 때부터 예상됐다. 특히 권성동·박홍근 원내대표는 사개특위 구성에 대해 기존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사개특위 구성안은 민주당에 의해 지난 4월 단독 처리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일명 '검수완박(검찰수사권재조정)' 입법의 후속조치 성격을 띄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 검찰 수사권의 단계적 축소를 위한 실무 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사개특위를 구성토록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당시 박병석 전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합의했던 권 원내대표에게 합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당시 중재안에 합의했다가 대통령실 등 반발로 입장을 뒤집었던 권 원내대표는 '사개특위 구성은 원 구성 협상의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관련기사 :
'합의 파기' 국힘, 국회 연좌농성 돌입 "'죄인대박' 검수완박 반대" http://omn.kr/1ykhu).
당장,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 구성 협상이) 단순히 (21대 국회 후반기) 18개 상임위 위원장을 누가 맡을지에 대한 그런 협상과정만은 아니라고 믿는다"면서 사개특위 구성 및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예산결산특위 개선 문제를 꺼냈다.
그는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이 끝없는 정쟁을 이제는 마무리해야 하지 않나.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그리고 정부의 '들러리' 수준으로 전락된 예결위를 실질적으로 개선해서 국민 혈세를 제대로 심사하고 결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제는 안착시켜야 할 때"라며 "이런 국회 개혁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국민들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약속 대 약속, 합의 대 합의의 이행을 통해서, 다시 여야가 손 맞잡고 민생경제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21대 국회 후반기를 시작하는 첫 걸음이어야 한다고 누누이 말했다"면서 사개특위 구성과 관련한 권 원내대표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반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 구성 간단하다. 국회의장 뽑고 상임위원장 뽑으면 된다"며 "그런데 그 검수완박을 완성시키는 사개특위 구성이 왜 상임위의 걸림돌이 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말로만 민생 걱정한다 하지 말고 상임위 구성부터 합시다"라며 "제가 오죽하면 상임위 구성 전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서 대정부질문도 하고 교섭단체 대표연설도 하고, 반쪽짜리 국회를 열자고 했겠나. 이것이 오히려 상임위 구성 전에 국회를 부분적으로 정상화시키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원 구성 협상 불발시 국회 인사청문특위 및 민생경제특위를 따로 꾸려 국회를 운영하겠다'는 민주당의 압박에 대해서도 "민생경제특위 좋다. 그러나 상임위 구성하고 나서 개별 상임위 차원에서 (문제가) 해결 안 됐을 경우에나 의미가 있다"며 "상임위 구성하기 전에 인사청문특위, 민생경제특위 구성하면 본말이 전도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과정에선 사개특위 구성 등과 관련해 고성을 주고 받기도 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이와 관련, "과거 사개특위 문제와 검수완박 문제를 얘기하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고성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우상호 "정보위원회 포기하려는 여당이 어디 있나"
사개특위 외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여야 각각 차지하고자 하는 주요 상임위원회에 대한 생각 차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1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한 인터뷰에서 "사개특위 문제도 상당히 여야 입장이 좁혀져 있는 걸로 안다. 지금은 사개특위 문제가 아니라, 상임위 배분에 관한 이해관계가 조금 다른 것 같다"면서 국민의힘에서 국가정보원 등을 관할하는 정보위원장 자리를 야당에게 넘기고 다른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역대 국회 상황을 보면, 여당이 정보위원장을 맡지 않은 경우는 20대 국회 후반기 때가 유일하다. 당시엔 원내 3당이었던 바른미래당에서 정보위원장을 맡았다.
이에 대해 우 위원장은 "정보위원회 같은 걸 포기하는 여당이 어디 있나. 처음에는 심지어 (대통령실 등을 관할하는) 운영위원회를 가지고 가라고 했다"며 "아니, 여당이 청와대(대통령실)와 국정원 같은 정보기관을 책임져야지, 알짜 상임위를 가져가겠다며 여당다운 주장을 안 하는 건 안 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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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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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주고받은 권성동·박홍근... 국회 '가동' 또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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