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시녀들> 중 마르가리타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
임명옥
예를 들어, 피카소의 어떤 <시녀들>은 온통 무채색이다. 화면 왼쪽에 그려진 거대한 캔버스와 화가는 벨라스케스 그림 속 화가와 비교했을 때 확대되었고 그림의 오른쪽으로 갈수록 인물들은 단순화되어 나타난다.
또 다른 <시녀들>은 벨라스케스의 구도를 가져오되 선과 선을 좁혀 그려 여러가지 모양의 삼각형과 사각형 도형들로 캔버스와 인물과 공간을 표현했고 화면에 빨강과 파랑과 녹색을 많이 써서 색감이 화려한 <시녀들>을 그렸다. 벨라스케스가 사용한 어두운 배경을 가져오되 형태는 단순하고 빨강과 노랑과 파랑을 써서 아이들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시녀들>도 있다.
또한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속 인물 중 하나인 다섯 살배기 공주 마르가리타를 그린 초상화도 여러 점 전시되어 있는데 상반신의 마르가리타, 전신의 마르가리타, 시녀와 함께인 마르가리타, 무채색의 마르가리타 등 여러가지 버전이 있어 이것 역시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마르가리타의 초상화 역시 형태나 모양에 얽매이지 않아 단순하고 자유롭다. 또한 이렇게 많은 버전으로 <시녀들>을 그린 것을 보면 피카소가 벨라스케스를 존경하는 마음이 남다름을 알 수 있고 피카소의 그림에 대한 무한한 열정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어린아이와 같은 피카소의 그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