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땅에 매립되는 쓰레기제주시 회천동 제주회천매립장에 쓰레기가 매립돼 있다. 2019.6.11
연합뉴스
그렇다면 제주 섬과 제주도민 그리고 관광객을 위한 최선의 방책은 무엇일까.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녹색당의 20대 후보가 "관광객 수를 줄이지 않으면 제주의 미래가 없다. 관광객 수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라고 말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제주도민과 관광객이 쏟아내는 오염 물질이 한계치를 넘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이라는 이야기다.
현실적으로 관광객 수를 반으로 줄일 수야 없겠지만 그 취지만큼은 공감이 간다. 제주도는 이미 쓰레기가 넘쳐나 처리 능력이 한계에 달했고, 바다는 날이 갈수록 오염되고 있다. 도심지 차량 흐름은 서울 강남을 방불케 한다.
코로나로 인해 제주도는 해외여행 대체 지역이 됐다. 따라서 공항 수요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리하게 새로운 공항 건설을 밀어붙이는 것만이 능사일까. 세계 최대의 공항 건설·운영 컨설팅 회사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측이 2020년 신공항 건설 대신 현 제주공항 확장안을 제시한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 다만 그때는 컨설팅 비용이 저렴해 심도 있는 검토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산 김해공항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 바로 그 회사다. 제대로 된 컨설팅을 다시 의뢰해볼 수는 없는 것일까.
기존 제주공항의 확장 주장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박찬식 상황실장은 지난 제주도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제2공항 강행에 반대하면서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의 대안은 현 제주공항의 남북 활주로 확장이다. 지금 제주공항은 동서 활주로가 긴 형태여서 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반면 남북으로 뻗은 활주로는 짧아서 보조 활주로 정도로 활용하는 형편이다. 이 남북 활주로의 북쪽, 그러니까 바다 쪽으로 활주로를 연장해서 쓰자는 아이디어다.
공항 건설을 강행할 경우, 제주 도민사회의 갈등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 이미 강정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찬반으로 갈라진 주민들의 분열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바 있다. 아직도 갈등은 완전히 치유되지 못했고, 강정 해군기지 앞 도로에서는 천막 미사가 열리고 있다.
제2공항을 강행한다면 그에 대한 저항과 찬반 주민들 간의 충돌 양상은 '강정'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단의 시간... 여론조사 따르든 주민투표 하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