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첫 해외순방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통해 한미일 동맹 강화, 특히 미국 주도의 '대 중국 견제' 연합에 성큼 발을 내디뎠다.
윤 대통령은 29일(아래 현지시각)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연설에 나섰다. 윤 대통령의 연설 중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다만, 나토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전략개념을 확장하면서 중국을 '구조적인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명시한 '신전략'을 거론했다. 또 나토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희망하면서 '보편적 가치' 수호를 위한 연대도 말했다.
대통령실에서 전달한 윤 대통령의 연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법치의 기반 위에서 설립된 나토와 변화하는 국제 안보 환경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나토 동맹국들의 협력과 연대를 당부했다. 다만, 이것이 연설의 전부는 아니었다.
윤 대통령은 "오늘날 국제사회는 단일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안보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나토의) 신전략 개념에 반영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나토 차원의 관심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대한민국과 나토는 2006년 글로벌 파트너 관계를 수립한 이래 정치·군사 분야에서의 안보 협력을 발전시켜 왔고, 이제는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와 역량을 갖춘 국가로서 더 큰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안보, 보건, 사이버안보 같은 이런 신흥 기술 분야에서도 나토 동맹국들과 긴밀히 앞으로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 기대한다"라고도 덧붙였다.
미국·유럽의 군사안보동맹체인 나토가 창설 이래 처음으로 중국을 전략개념에 포함시킨 것은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한 집단안보체제를 사실상 인도·태평양 지역까지 확장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사실상 이에 대한 공감을 표한 셈이다.
게다가 '신흥 기술 분야에서의 나토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거론한 것도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소재 공급망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가운데 한국은 미국 중심의 공급망 체제를 택했다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새로운 경쟁과 갈등을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우리가 지켜온 보편적 가치가 부정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자유와 평화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된다" "우리의 협력 관계가 보편적 가치와 규범을 수호하는 연대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등 '가치 연대'를 강조하는 내용도 연설문에 담았다.
이는 북한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한 내용으로 풀이됐다. 특히 나토는 이날 공개한 전략개념에서 중국을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뒤엎으려고 노력하는" 국가로 설명한 바 있다.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 구상중, 중국에 대한 고민과 딜레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