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에 사는 한 어르신이 뻘배를 타고 갯벌로 나가 낙지를 잡고 있다. 6월 20일 낙지 금어기가 시작되기 전의 모습이다.
이돈삼
'벌교' 하면 꼬막, '꼬막' 하면 벌교로 통한다. 보성 벌교는 '꼬막의 지존' 참꼬막의 주산지다. 참꼬막은 알이 굵다. 비릿한 냄새가 약간 난다. 육질을 손으로 만지면 오므라들 정도로 싱싱하다.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에도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하다'고 언급돼 있다.
벌교꼬막의 4분의 3을 생산하고 있는 섬이 장도다. 청정갯벌을 자랑하는 여자만의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는 장도는 '꼬막섬'이다. 장도를 꼬막섬으로 만든 건, 여자만의 갯벌이다. 무안갯벌처럼 황토가 섞인 것도, 장흥갯벌처럼 모래가 섞인 것도 아니다.
장도 주변 갯벌은 유난히 차진 진흙갯벌이다. 갯벌에 한 발이라도 들여놓으려 하면, 금세 푹 빠져든다. 늪 같다. 화장품 크림보다 곱고, 아이스크림만큼이나 부드럽다. 람사르습지, 습지보호구역, 갯벌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세계자연유산으로도 등재된 갯벌의 '끝판왕'이다. 참꼬막이 여기에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