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방조제 조성된 희망벽화가 잡초가 무성하게 방치되고 있다.
신문웅
2007년 태안기름유출사고 당시 태안을 살린 123만 자원봉사자들의 봉사 정신이 담긴 '희망벽화'가 흉물로 방치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벽화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충남 태안군의 관심 부족을 꼬집는 목소리도 있다.
충남 태안군 이원면과 원북면을 잇는 이원방조제 약 3km에 조성된 희망벽화는 지난 2007년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를 이겨낸 전국의 수많은 봉사자들이 함께 만든 벽화다.
규모는 높이 7.2 미터, 길이 2.7 킬로미터로 벽화는 조성 직후 한국기록원으로부터 국내에서 가장 긴 벽화로 공식 인증을 받는 등 대대적인 홍보를 해 왔다. 세계 최대 벽화로 기네스북에 올리기 위한 행사도 열었다.
하지만 11년이 지난 지금 벽화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곳곳에 각종 쓰레기가 쌓이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원면 한 주민은 "지금도 희망벽화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종종 오는데 민망할 정도"라며 "특히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자원봉사자에게는 당시 봉사 정신마저 훼손시키는 것 같아 신속히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당시 벽화 작업에 참여한 지역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희망벽화 복원 추진위가 발족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태안군을 자원봉사자의 성지화 사업을 통한 태안의 관광이미지 회복과 관광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영구히 보존이 가능한 방식으로 복원 작업을 구상 중이고 추진위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안군이 할 일을 예술가가 대신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태안군은 벽화와 관련해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