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의 이른 아침
박도
그래서 마음이 괴롭거나 슬플 때, 또는 장편소설 같은 긴 글을 집필할 때는 월정사 원주실에 부탁하여 산사 선방에 한 달여씩 묵곤 한다. 그러면서 내 영혼의 흐름에 따라 긴 겨울밤을 꼬박 지새우며 자판을 도 닦듯이 두들긴다.
10여 년 전, 조상님 네 분(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을 오대산 지장암 옆 전나무 숲에 수목장으로 모신 뒤부터 기일이나 한식, 추석, 설이면 그곳을 찾는다. 먼저 수목장에 들러 묵념을 드린 뒤, 월정사 수광전으로 가서 신위를 꺼내 향불을 피운다. 그다음 정화수를 바친 뒤 삼배를 드리면서 고인과 교감을 나누곤 한다.
절절한 기도와 염원이 있는 화엄사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