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전경과 손님들이 주신 선물
김부규
- 이 카페는 혼자 운영하시는 건가요?
"남편이 은퇴하고 귀농 준비를 하다가 카페를 개업하고 나서 알바도 자청하면서 여기 일을 도와주고 있어요. 코로나가 터지면서 카페에 영업 제한이 들어오니까 알바를 줄이게 되었고 남편이 카페 일을 도와주게 되면서 시간이 지금까지 흘러온 거죠."
- 커피 관련 공부를 별도로 하셨나요?
"별도로 공부한 거는 없어요. 커피 원두 업체 선정을 잘한 것 같아요. 지인이 소개를 해줘서 원두를 받았는데 그 커피가 정말 맛있었어요. 개인 창업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시간이 있을 때 제과, 제빵, 샌드위치 등 디저트류, 커피도 배워 놓으면 나중에 큰 힘이 될 거예요. 여기 있는 샌드위치도 제가 만들었어요. 집에서 해 먹었던 방식에 제가 최상의 맛이라고 생각하는 걸 가미해서 새롭게 만들었어요. 손님들 반응이 좋아요. 다 기술자를 채용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본인이 할 줄 안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맛으로 좀 차별화 해서 더 특별하게 만들 수 있거든요."
- 어떤 조건으로 인수하셨나요?
"처음에 인수할 때 권리금으로 몇 천만 원 나갔어요. 권리금이 없는 데는 장사가 안 된다고 봐야 한대요. 카페 현존 상태 그대로 인수했는데 커피머신만 너무 오래돼서 새로 바꿨어요. 이 카페는 임대보증금 3천만 원에 월세 200만 원이에요. 전철역 가깝고 아파트 단지 내 상가 1층 중심 길목에 자리 잡고 있어서 입지 조건이 좋아서 세가 비싸요."
- 개인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일단 커피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해요. 맛이 좋은 원두를 골라야 하고, 친절해야 하고 또 상권도 잘 봐야 해요. 여기가 아파트 단지다 보니까 엄마들이 요즘은 집에서 안 모이고 다 나오는 추세예요.
또 미리 제과 제빵 기술을 배워 놓으면 나중에 메뉴를 추가할 수도 있어요. 30년 전부터 퀼트 인형 만들기를 취미로 했었는데, 카페 장식에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커피잔으로 엔틱 접시도 만들어 봤어요. 그걸 카페를 하려고 만든 거는 아니지만 그걸 배우다 보니까 욕심이 생기고 노후에 카페하고 연결이 되었죠. 또 디자인 부분에서 배치라든지 이런 것은 본인이 관심을 가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더라고요.
카페를 창업할 위치를 선정하는 것도 아주 중요해요. 상가 길목에서 안정적으로 수입이 나올 수 있는 자리를 얻으면 금상첨화겠죠. 괜찮은 길목을 찾을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해요. 커피 맛, 분위기 등등 종합해서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들려면 한 1년 정도 기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아파트 단지는 금방 소문이 나요. 항상 한결같아야 해요. 어떻게 보면 안정적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어요."
- 사업하시는 동안 힘든 일이 있으셨다면?
"젊은 엄마들이 이런 카페 차리는 게 꿈이래요. 나중에 은퇴하고 이런 거 하고 싶다는 손님도 있었지만, 사실은 이 일이 너무 힘들어요. 커피 내리는 게 쉬운 게 아니에요. '포터필터'(portafilter 커피 가루를 담아 원액을 내릴 때 사용하는 손잡이가 달린 도구)도 너무 무겁고 온종일 서서 일하려면 체력이 받쳐줘야 해요. 코로나 때문에 제가 가게에 오래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게 힘들었죠. 알바를 오래 못 써요. 알바 구하는 게 시간이 어중간해서 제가 힘들어도 조금씩 연장 근무를 했었죠. 그게 육체적으로 힘들었어요."
- 이 사업만의 매력은?
"3년 넘게 카페 사업을 하다 보니 단골 손님이 오실 때가 됐는데 왜 안 오시나 어디 아프신가 그러면 그분이 딱 오세요. "안 오셔서 궁금했었어요." 그랬더니 자기도 와야 할 것 같아서 왔대요. 손님과 저 사이에 서로 끈끈한 교감이 있는 거죠.
제가 일면식도 없는 좋은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을 어디 가서 만날 수 있겠어요. 기계적이고 사무적인 프랜차이즈와 달리 저는 세 명이 와서 두 개만 시키면 한 잔 더 드려요. 그러면 되게 좋아하세요. 이게 개인 카페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