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가 심각히 발생한 성주대교 아래 낙동강. 죽은 동물의 머리 해골이과 함께 기괴한 모습의 낙동강을 보여준다.
정수근
지난 14년간 낙동강을 다니며 조사했지만 이런 녹조는 처음이다. 이대로라면 조류경보제 최고 단계인 조류 대발생 단계에 이를 것만 같다. 특히 이곳은 조류경보제상 강정고령보의 조사지점이다. 강정고령보 7㎞ 상류인 이곳에서 조류 농도를 측정한다.
환경부는 보트를 타고 들어가 맨 위 물, 중간 물, 아래쪽 물을 뜬 후 그것을 섞어 조류 농도를 조사한다. 현미경을 이용해 이곳에 얼마나 많은 남조류 세포가 있는지 보면서 일일이 세어서 발표하는 것이 조류경보제다. 다음 날인 20일이 환경부에서 조류 조사를 하는 날이라, 이대로라면 최고 단계의 조류경보 발령도 이상하지 않을 듯했다.
그런데 강정고령보는 어떤 곳인가? 바로 250만 대구시민들의 취수원이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인근 고령군의 취수원도 이곳에 함께 있다. 취수원이 녹조로 뒤덮인 것이다. 당장 수돗물 안전이 걱정이다. 대구시는 4~5m 깊은 곳에서 취수를 한다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류 농도가 적지 않을 것이라 걱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