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의 주 촬영지드라마가 잘 돼서 명소가 되었습니다.
전형락
드라마 주요 배경 건물의 담벼락에서 주인공 공효진의 포즈를 너도나도 따라하느라 정신없다. 찍힌 사진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남자친구를 구박하며 자꾸 다시 찍어달라는 애정 섞인 투정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촬영지가 관광지가 되고 명소가 되는 K드라마의 위력을 또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다. 삭막한 아파트에서 벗어나 가족과 애인과 옛날 골목길을 누벼보는 것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준다.
호미로를 따라 조금 지나면 구룡포해수욕장이 나오고 그 옆 구룡포 주상절리를 구경할 수 있다. 화산폭발로 용암이 분출되다가 갑자기 멈춘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데 포항 앞바다의 풍경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첫날의 이동을 마치고 숙소로 향한다.
전날 비가 꽤 와서 어느 정도 가뭄은 해소되었지만, 더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그 바람이 통했는지 늦은 시간 우두둑 모처럼 우렁찬 빗소리를 들었다. 카라반 지붕 위로 운치 있게 또 다른 분위기의 감성을 뿜어주는 빗소리는 자연이 만들어 준 ASMR이다.
다음 날 천천히 숙소를 정리하고 가본 곳은 우리나라 지도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호미곶이다. 한반도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뜨는 곳으로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고
랜드마크인 거대한 손바닥이 바다로부터 불쑥 나와 있는 곳이다.
그 손가락 위에 천연덕스럽게 미동도 하지 않는 갈매기 4마리가 보초를 서고 있었다. 새우깡 따위에 자존심을 팔지 않고 꽃꽂이 호미곶을 지키고 있구나. 해안도로를 따라 올라가며 동해의 아름다움을 원없이 감상하며 마지막 목적지를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