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의 동백꽃이명주 작품-천에 바느질
신동임
코로나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설마 3년 이상 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틈새를 비집고 재택근무에 유용한 산업들이 살아남았다. 배달 음식과 온라인쇼핑몰 그리고 집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
전에 쓰던 미싱이 고장 나서 동네 미싱대리점에 갔더니 가정용 미싱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평소 오래된 그 미싱가게 앞을 왔다 갔다 하면서 '요즘처럼 상가들이 자주 바뀌는 곳에서 참 오래 있군' 하고 생각했었는데 의외의 풍경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만든다고 그렇게 많이들 사가요." 미싱가게 사장님이 웃으며 말했다. '아 뜻밖의 틈새시장이 여기도 있군' 하고 생각했다.
코로나가 길어지고 모임의 제한도 길어지자 조각보 제자들에게 "바느질거리가 없었으면 어떻게 견디었을까"하고 우스갯소리로 말하였는데 다들 한결같이 "그러게 말이에요, 덕분에 작품을 많이 만들었어요" 하고 대답하였다. 무용한 작은 천 조각들을 이어 붙여 생명을 불어넣는 일 바느질의 유용한 덕목이 돋보이던 시기였다.